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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Apr 05. 2021

[나만의 방] 버지니아 울프 나 자신답게 살려면

삶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사회적인 잣대로 인해서 잘못 판단될 수 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반짝일 필요도 없습니다.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지 않아도 됩니다." 

-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누구나 자기 자신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에서 살기를 바랐다. 나답다고 느끼는 순간은 어떤 걸까. 반장이 되면 엄마가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반장 선거에 나갔다. 당시 나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꼭 반장을 하라는 말을 못 지키면 큰일날 것 같다는 무언의 압박감을 느꼇다. 하하. 고놈 참. 어찌되었든간에 반장 선거의 결과는 처참했다. 완패였다. 달랑 4표를 받았다. 투표함에서 투표지를 꺼낼때마다 가슴이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아직도 귓가가 빨개진다. 


  나답게,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공포심'이나 '수치심'을 치워버려야만 한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대 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지 않다. 여전히 후천적인 부분만큼 선천적인 부분으로 인해서 그 사람의 운명이 달라진다. 여성이라는 사소한 이유 하나만으로 진로가 달라지기도 하고 종교로 인하여 평생을 억압당하는 삶을 살아갈 수도 있다. 차별은 여전히 오늘날까지도 문제시되는 매우 중대한 사회적 결함이었다. 불평등한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나다운 나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기꺼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여성이 주체로 살아가는 내용이 관심받기 시작했다. 영화 히든 피겨스도 매우 흥행한 인기작품이었다. 영화의 주제은 인종과 성에 대한 차별 앞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발휘한 실제 여성들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롭게 관람한 영화였다. 고무적인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캐서린 존슨. 그런 그녀가 2020년 초반에 마지막으로 생을 다하여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당연히 내 마음이 먹먹해질 수밖에 없었다.


  인식은 달라지기 마련이었다. 단지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회적으로 억압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제한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던 모범적인 여성들이 등장했다. 이러한 여성의 등장들로 인해서 성에 대한 억압과 통제는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성차별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큰 기여를 했다. 그중에서도 당연히 여성 작가들을 빼놓을 수 없었다. 바로 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의 젊었을 적 사진

  버지니아 울프는 잉글랜드 작가로 런던에서 태어난 세계 고전 문학 작가였다. 그녀는 런던의 모더니즘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고 '의식의 흐름'이라는 현대 문학의 장르를 견고하게 만들었다. 버지니아 울프는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에 소질을 보였는데 작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다른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때 그녀는 아버지의 서재에 가서 책을 읽으면서 놀았으니까. 그녀의 뛰어난 필력과 방대한 독서력을 두번 말하면 잔소리일뿐.


  평소 버지니아 울프는 [오만과 편견]의 제인 오스틴과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등등 여성 작가의 책을 즐겨 읽었다고 했다. 영특한 두뇌를 지니고 글쓰기에 많은 재주를 가졌던 그녀는 <등대로>, <댈러웨이 부인>, <올랜도>, <자기만의 방> 등등 50세까지도 꾸준하게 작품 창작 활동을 이어 나갔다. 

여자는 자기만의 재산과, 방해받지 않고 창작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을 가져야 한다

- 버지니아 울프



그런 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그녀는 자신이 여성이기에 사회적으로 글쓰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런 그녀의 글쓰기를 기꺼이 보조해주고 그녀의 건강 관리에 함께 힘쓰고 생활을 전반적으로 돌보던 사람이 필요했다. 성차별에 대한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글을 쓰다가 지칠 때 주변에서 힘을 얻을 수 있는 동반자를 만나 결혼했다. 그 뒤로 그녀는 고양이 두 마리를 길렀다고 했다. 하버드 대학교 앞이 배경인 사진 속에서 버지니아 울프가 고양이 두 마리를 쓰다듬으려 손을 뻗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적인 편견이나 차별으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뛰어나고 놀라운 일들이 사라지고 있을까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인 ‘자기만의 방’을 읽으면서 앞으로 더 많은 사회적인 억압과 제한에 대해 돌이켜 생각해봤다. 진정한 인간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오래된 문학의 주제이자 문학이 존재하는 본질적인 이유다. 글쓰기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국내 한국 여성들을 간략하게 소개해보겠다. 오랜 세월 동안 여류(女流(여류))라는 단어로 여성 문학인을 가리켜왔다. 그러나 여류라는 말을 뜻하는 단어와 달리 남류(男流)란 말은 없다. 이처럼 무의식 깊숙이 자리 잡은 여성에 대한 편견이 문학에서도 뿌리 깊게 잡혀 있었다.


  세상에 굴복하지 않는 힘은 '나'에게서 나온다. 앞으로도 누구나 조금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다른 피부를 가졌다는 이유로, 딸이 아니라 아들이라는 이유로. 이러한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 잘못된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 모든 개인이 '나답게' 사회적인 억압 앞에서 싸우고 다른 이들에게도 용기 낼 수 있는 자기 확신과 용기가 필요하다. 


  어린 시절 엄마가 나에게 반장 선거에 나가보라는 말을 왜 꺼낸지 알 것만 같다. 나에게 불리한 상황 속에서 '내 목소리'를 이끌어내기를 포기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연습이었다.  




<instagram @helloreade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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