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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규 Jul 17. 2024

쌍둥이 임신의 첫걸음 : 병원 선택

임신테스트

  첫 아이 일 때는 임신테스터기가 연하게 두줄이 나오자마자 산부인과로 달려갔었다. 5년 만에 가진 아이라 신나기도 했고 당장 초음파를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초음파에 보일락 말락 작은 아기집이 확인되었지만 4주밖에 되지 않아서 의사는 6주가 되면 다시 오라고 했었다. 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6주 를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그동안 임신기간과 출산을 하게 될 병원을 선택해야 했다.


 

병원 선택하기

    일단 지역맘카페와 당근앱의 동네생활에 들어간다. '산부인과 추천', '쌍둥이 출산 병원 추천', '쌍둥이 출산' 등을 검색해 본다. 그럼 그 지역에 산부인과와 의사가 어떠한지 사람들의 의견이 많이 나온다. 그 모든 의견을 다 수렴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내가 원하는 병원을 찾는 정보로서 받아들이면 된다.


병원 선택의 기준   

    쌍둥이 임신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한 아이를 분만하는 것과 두 아이를 낳는 것의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원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우선 출산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고려해야 할 것은 자연분만을 원한다 하더라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제왕절개를 할 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건 한 아이를 출산하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유연하게 대비를 해 두는 편이 좋다. 완강하게 한 가지만 고집하다가는 산모도 아이도 위험해질 수가 있다.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나는 어떤 출산 방법을 원하는가?

자연분만

무통주사

수중분만

제왕절개

분만할 장소로 보았을 때 병원, 조산원, 가정집이 있다.

병원도 종합병원과 산부인과의원이 있다.

    그 외에도 더 많은 종류가 있겠으나 위의 리스트나 나의 선택지였다.


    나는 첫째를 서울 충무로에 있었던 종합병원에서 출산했다. 둘째는 조산원 출산을 준비하다가 예상치 못한 진통으로 조산사가 직접 집으로 와서 가정출산을 했다. 그에 대한 경험은 이후에 나누겠다. 가정출산을 다시 한번 해보고 싶었지만 쌍둥이라는 특별한 상황에서 그 선택지는 제외시켰다. 물론 쌍둥이를 낳아줄 수 있는 조산사가 분명히 있겠지만 첫째와 둘째가 있는 이 상황에서 많은 정보를 찾고 쌍둥이를 낳아줄 조산사를 찾아 멀리까지 찾아가는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았다. 나는 언제나 수중분만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첫째, 둘째 모두 수중분만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쌍둥이는 수중분만을 꼭 해보리라 다짐했다. (결론적으로 쌍둥이도 수중분만은 할 수 없었다.)


    쌍둥이 임신을 알고 나서부터 어떤 병원을 가야 할지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검색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아래의 결과는 지극히 개인적인 결론이다.

쌍둥이 임신 34주

종합병원(대학병원, 혹은 대형병원)

장점

전문적인 다수의 의료진, 쌍둥이는 고위험 임신에 속하기 때문에 응급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큰 병원이 좋다.

시설 (좌욕기, 샴푸실, 편의점과 같은 편의시설)

쌍둥이를 분만한 경험이 많다

아기에게 문제가 생기면 바로 소아과와 연결되어 있다

위급 상황에서 아기에 대한 대처가 빠르다


단점

간호사가 계속 바뀌거나 의사들이 여러 명 올 수 있음.

사람이 많아서 대기시간이 김


동네 산부인과의원

장점

자주 가다 보면 의사와 간호사들과 친해진다(가족 같은 분위기)

대기시간이 많이 길지 않다


단점

시설이 잘 구비되지 않을 수 있다

쌍둥이 자연분만을 해줄지 의사 재량에 달려 있다

아기에게 문제가 생기면 소아과가 있는 병원으로 옮겨진다

쌍둥이 분만 경험이 다소 부족할 수 있다

 

조산원

장점

집과 같은 평화로운 분위기

출산 직전까지 자유롭게 움직이고 걸어 다니고 짐볼에 앉거나 원하는 자세를 취할 수 있음  

조명이 어둡고 원하는 음악과 아로마 향기를 준비할 수 있음

출산 직후 직수를 하고 그대로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음

탯줄을 천천히 자름

태어나자마자 아빠도 캥거루 캐어 가능

출산, 분만, 산후조리, 모유수유에 대한 1:1 코칭을 받을 수 있음(출산 후에도 계속 조산사와 소통가능)   

출산 후 아이와 바로 집 혹은 조리원으로 가서 쉴 수 있음.

(이런 것을 장려하는 병원도 많지는 않지만 존재한다)


단점

쌍둥이를 받아 줄 수 있는 조산원을 찾아야 함.

조산원에서 낳겠다고 결정하더라도 쌍둥이 출산은 고위험군이라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없다.

당연히 병원에 지속적으로 검진을 가야 함

조산원에서 낳겠다고 결정하더라도 산부인과에는 말하지 않는 편이 좋음.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의사들도 있음)

조산원에는 출산 시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과 연계된 병원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을 추천


     개인적으로 어떤 병원에 갈지 선택할 때, 의사와 간호사의 친절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한 번 만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10개월이라는 긴 기간을 반복적으로 만나야 하는 사람들이며 나의 목숨을 맡겨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기분 좋게 만날 수 있는 분들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병원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좋아하지 않아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동네의원을 방문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나 쌍둥이를 출산할 경우 다방면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또한 자연분만을 기꺼이 해주겠다는 의사도 있으나 제왕절개를 권유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언제나 응급상황에서는 제왕절개를 해야 할 상황이 있다.) 그래서 본인이 어떤 방식으로 출산을 할 것인지 미리 고려를 할 필요가 있다.


    당시 내가 검색했던 병원 중 한 곳은 20분 거리에 있는 종합병원이 있었다. 대형병원이었고, 쌍둥이 출산으로 유명한 의사도 한 분 계셔서 이 지역의 대부분 쌍둥이는 그 병원에서 출산한다 해도 과언은 아닌 듯했다. 몇 가지 사람들의 의견을 조합한 결과 그 의사분이 쌍둥이 분만을 전문적으로 하시다 보니 의과대학 학생들도 함께 분만에 참여하기도 하고 회진을 함께 돌기도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조금 불편한 마음을 가진 산모들도 꽤 있었다. 나는 그런 불편함을 감내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이런 경험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긴 하지만 나는 편안하고 스트레스 없는 임신, 출산 과정을 경험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결국 나는 어디서 아이를 분만하기로 했을까? 바로 동네산부인과의원이었다. 전문의 3명이 있는 산부인과였다. 이유는 집에서 5분 거리에 있었고, 쌍둥이 분만 경험이 있고, 대체로 후기가 좋았다. (학력도 좋으셨다.) 거기다가 조리원도 병원 위층에 바로 연계되어 있어서 편리했다. 거기다가 수중분만실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병원을 선택하자마자 다시 폭풍검색에 돌입했다. 그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들의 후기들을 거의 모두 섭렵했다. 네이버블로그, 티스토리, 지역맘카페, 병원에서 운영하는 카페에 올라온 후기까지 모조리 다 읽어보고 쌍둥이 출산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갔다.


    나의 담당의사는 매우 오픈마인드를 가진 분으로 내가 쌍둥이를 수중분만으로 낳고 싶다고 했을 때, 나는 "무슨 쌍둥이를 수중분만으로 낳으려고 그러느냐."라고 핀잔을 받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좋다."라고 열린 대답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물론 선둥이가 역아로 자연분만은 할 수 없었다.) 내가 원하는 부분이 있을 때 기꺼이 잘 들어주셨고, 병원에 계신 간호사분들도 연령대가 있으신 분들이라 친근한 엄마처럼 대해주셨다.


    10개월을 포함한 출산과 입원, 산후조리까지 병원과 연계된 곳에서 하다 보니 나중에 다른 일로 산부인과를 방문하게 될 때에도 모두가 나를 기억해 주시고 가족처럼 쌍둥이의 안부도 물어봐주신다. 지금도 병원을 아주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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