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에서 다양한 종류의 버섯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포틀랜드가 나무가 많아서 버섯이 자라기에 좋은 환경이라서 그런 듯하다. 특히 그중에서 송이버섯이 있다. 한국에서는 비교적 가격이 비싼 송이버섯이 포틀랜드에서는 가격이 좋은 편이다. 그래서 우스게 소리로 라면을 끓일 때도 송이버섯을 넣고 끓여먹는다고 할 정도이다. 또한 실제로 지인이 그렇게 해 드셨다고 한다. 또한 상황버섯도 있는데 지인이 산에서 직접 캐셔서 드시기도 하셨다. 상황버섯은 한국에서 약으로 쓰이고 고가인데 말이다.
포틀랜드에는 실제로 버섯 트레킹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전문가와 함께 산에서 트레킹도 하며 버섯을 캐니 일석이조이다. 남편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직장 연수할 때 수업 듣는 분 중 한 미국인이 함께 버섯을 캐러 가자고 해서 다녀왔었다. 작은 주머니칼 하나만 가지고 산속 깊이 들어갔는데 버섯을 찾아다니다 보니 그 미국인 분과 떨어지게 되었고 결국 길을 잃었다가 간신히 찾아서 돌아왔다고 했다. 핸드폰도 안 터지는 곳이라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고 얘기를 해주었다. 남편이 한 그릇 가져온 버섯은 노르스름한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것이었는데 이름이 칸타렐라 (Chanterelle mushroom)였다. 찾아보니 한국에서는 꾀꼬리버섯 또는 살구 향이 난다고 해서 살구 버섯으로 불린다고 한다. 맛은 보통 버섯맛과 큰 차이는 모르겠으나 자연에서 채취한 귀한 것으로 맛있게 요리를 해서 먹었다. 그리고 일부는 같은 아파트의 한국인 이웃에게 나누었다.
Chanterelle mushrooms
2) 조개
한 번은 갯벌에 조개를 캐러 갔다. 한국에서도 조개를 캐러 간 적이 없었다. 장갑을 끼고 장화를 신고 모자를 쓰고 만만의 준비를 했다. 삽과 바구니를 가져갔다. 미국에서는 환경보호 차원에서 사전에 퍼밋을 구매해야 조개를 캘 수 있다. 마트에서 퍼밋을 구매했다. 1인당 잡을 수 있는 조개의 수가 정해져 있고 넘어가면 아주 많은 벌금을 내야 한다. 아빠들은 삽으로 땅을 파고 우리는 작은 곡괭이 같은 것으로 땅을 팠다. 조개들을 주웠다. 미국은 뭐든 큰데 세상에 조개도 손바닥 만하다. 아이들도 조개 잡는 것이 매우 재미있다. 한통 가득 많은 조개를 잡았다. 물을 채워 조개를 담아서 갔다. 조개가 가끔씩 물을 뿜기도 했다. 조개를 잘 손질해서 미역국을 끓여먹었다. 직접 잡은 것으로 끓이니 신선하고 더욱 맛있었다.
3) 고사리
미국에서의 특별한 경험 중 하나는 고사리를 따서 말린 것이다. 한국에서는 말린 고사리만 봤지 살아있는 고사리는 보지 못했다. 그런데 하루는 교회분들이 고사리를 캐러 가자고 하셨다. 내셔널 파크 쪽에 고사리가 많다고 해서 갔다.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고 난생처음 고사리를 보았다. 미국 사람들은 고사리를 먹지 않아 한국 사람들이 고사리를 캐어 간다고 한다. 미국 고사리는 크고 좋다. 아이들도 처음 본 고사리가 신기한지 신나게 고사리를 캤다. 고사리를 캐는 것이 재미있었다. 많은 양의 고사리를 캤고 부자가 된듯한 기분이었다. 싸간 도시락을 먹고 개선장군처럼 돌아왔다. 캐온 고사리는 신문지에 널어 햇볕에 여러 날 말렸다. 이 말리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었다. 곰팡이가 생기지 않게 주의해서 말렸다. 이윽고 늘 보아왔던 말린 고사리 형태가 되었다. 미국의 고사리는 크고 좋아서 가락시장에서 파는 특상품에 해당된다고 어떤 분이 말씀하셨다. 말린 고사리는 한국에 올 때 가져왔고 친정 엄마께 드리니 고사리가 좋다고 하셨다. 엄마는 고사리를 넣어 육개장을 끓여주셨고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한국에서도 못 봤던 고사리를 더구나 미국에서 보고 캐서 말려서 가져오다니!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포틀랜드와 한국이 한데 어울리는 맛이었다.
신문에 널어말린 고사리
건조한 고사리
4) 호박
포틀랜드의 수비 아일랜드라는 곳으로 Pumpkin picking을 하러 갔다. 트랙터를 타고 드넓은 호박 밭에서 여러 크기들의 호박을 봤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고 원하는 만큼 호박을 가져올 수 있었다. 우리는 호박 몇 개를 가져왔다. 10월에는 핼러윈도 있어 호박 장식도 볼 수 있고 마트에서도 호박을 볼 수 있다. 평생 볼 호박은 다 본듯하다.
5) 베리
처음 포틀랜드 갔을 때 잠시 민박을 했는데 민박집 아주머니가 집 근처 베리 따는 농장으로 안내해주셨다. 아이들과 블루베리, 블랙베리, 크랜베리 등 다양한 베리들을 땄다. 딴 베리들을 무게를 달고 돈을 내고 사 왔다. 직접 딴 베리들을 먹으니 맛이 좋았다.
또한 교회에서 농장으로 딸기를 따러 갔다. 재미있게 따고 딴 딸기들을 사 왔다. 따면서 먹는 딸기는 매우 맛있었다.
6) 아티초크
나는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아티초크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낯선 채소이다. 아티초크라는 식자재를 그림으로만 봤다. 한국에서는 보기도 힘들뿐더러 설령 있다 해도 매우 비쌌다. 아티초크는 원산지인 유럽에서 ’ 귀족의 채소‘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국화과에 속하는 꽃의 봉오리 부분이라 우아한 형태를 지녔기도 하고 전체의 10% 남짓한 부분인 꽃봉오리 속 심지를 먹기 위해 수고로운 손질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아티초크를 포틀랜드 마트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호기심이 발동되어 사서 먹어봤다. 가격도 한국에 비해 많이 저렴했다. 손질을 어렵게 하고 데쳐서 먹었다. 담백하면서도 달콤한 부분도 있고 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