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치료-공감
이상적인 자기 자신을 유지하지 못하면 사랑받을 수 없으리라 생각하고, 그로부터 미달한 자신을 책망하는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들은 불안과 우울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이상적인 자기상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이 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는 대개 유년기에 공감적 지지가 충족되지 못해서 형성되는 성격 구조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성격 구조는 어떻게 수정할 수 있을까? 하인즈 코헛은 건강한 자기애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공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치료자가 내담자의 경험 속으로 들어가 내담자가 내담자 스스로에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들은 대개 비현실적이고 과도한 자기와 현실적인 자기 사이의 괴리 때문에 자괴감을 늘 경험한다. 이때 치료자가 내담자의 경험 속으로 들어와 내담자가 자기 자신을 다시 형성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이는 ’이상적인 자기에 비해 늘 모자란 자기‘가 아니라, 실제 자기 자신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치료자가 제공하는 의존의 경험을 통해 치료자는 이상적인 보호자에 대한 경험 역시 다시 해나갈 수 있다. 유년기에 고착화된 인정의 욕구, 이상적인 타인에 대한 의존의 욕구가 치료를 통해 채워져야 건강한 자기애가 구축될 수 있다는 것이 코헛의 주장이다. 이때 냉혹하고 엄정한 현실에 대해 내담자를 직면시키면 안 된다고 코헛은 말한다. 치료자의 역할은 내담자의 자기 형성에 국한되고, 내담자는 현실적으로 형성된 자기 안에서 현실을 새롭게 다시 경험할 것이기 때문이다. 치료자의 따스한 공감이 내담자의 동아줄이 된다는 것이 코헛이 말하는 요지이다.
그러므로 자기애성 성격 구조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 정신과 치료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나의 경우 몇 년간 원인 모를 자괴감에 시달려 병원을 다녔으나 병의 경중만 달라질 뿐 정신과를 결코 졸업할 수는 없었다. 대부분의 정신과에서는 증상 체크를 한 후 약을 처방하는 방식으로 병원을 운영하므로 당장의 우울, 불안 등에 대한 사후약방문 격의 치료만 가능하다. 병원 치료만으로는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건강한 사람들의 행동 양식인지 도무지 알 수 없고 그렇게 나 자신의 성격 구조를 수정할 수도 없다. 몇 년간 병원에 다니고도 우울의 원인은 알 수 없었다. 결국 일체의 활동을 중단한 후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나서야 그러한 우울함을 일단 진정시킬 수 있었다.
내현적 나르시시즘의 진단은 어려운데, 처음 말했듯이 이러한 성격 특성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경계선 성격장애, 혹은 회피성 성격장애 등과도 중첩되는 부분이 많아 치료자가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 경우 상담자에게 “내가 ~~ 한 감정들로 곤란함을 겪고 있는데, 내가 내현적 자기애인지, 회피성인지, 경계선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묻는 것이 좋을 것이라 사료된다. 각 성격 유형에 따라 원인과 치료 방법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내담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가능케 한다.
참고
홍이화. 하인즈코헛의 자기심리학 이야기 1. 한국심리치료연구소,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