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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새(7)

by Josephine

2장. 아버지 일기장


네가 찾아온 순간



내 나이 20대에 해병대에 입대해서 바로 월남전에 참전했다.

전쟁에 참전하면서 난 내 삶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공포가 찾아왔지.


그때부터 난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

어쩌면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 기록이 될 수 있으니....


집사람과 결혼한 지 얼마 안 돼서 아내가 아이를 가졌지.

그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뭔가 실감이 나지 않고 공중에 붕 떠있는 느낌도 들었어.

시간이 서서히 지나자, 곧 내가 아빠가 된다는 마음에 이 세상 전부를 가진 것처럼 그저 행복했지.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아내 배속에 있는 아이가 사내란 걸 알게 되었어.

첫아들의 이름을 한참 고심하다가 우린 아들 이름을 '김이찬'으로 지었다.

세상에 이롭고 빛난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


아내는 배 속에서 아들이 하는 짓, 발길 짓 하나하나에 생명이 느껴지고 위대함이 느껴진다고 했다.


어느 날은 아내와 함께 있는데, 아내 배속에서 무언가가 잠깐 튀어나왔다가 사라졌었지.

'우리 아들내미가 엄마 품에서 즐겁게 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


아들아,

넌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의 모든 것이자, 기쁨이고 행복이란다.


엄마 뱃속에 건강하게 안전하게 자라다가,

이 세상에서 눈부시게 만나자.


우리에게 와줘서 고맙다....

사랑한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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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