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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새(8)

by Josephine

2장. 아버지 일기장


나의 부모님



아빠가 되어보니, 나도 모르게 우리 부모님 생각이 났다.


우리 집은 예전부터 농사를 짓던 집안이었지.

늘 일손이 부족해서, 농사일이 바쁠 때면 일을 도와줄 사람을 쓰기도 했어.


아버지는 밖에서 농사짓기 바쁘셨고..

어머니는 딸. 딸. 딸. 딸을 낳고서 아들인 나를 낳았지.


어머니는 집안 살림과 자식들 키우느라 늘 정신이 없으셨다.

내 눈에 엄만 어딘가 모르게 외로워 보였고, 힘들어 보였지.


아버지는 농사지을 때만 나와 대화를 할 뿐... 평소에는 별말씀이 없으셨다.

어머니는 내가 아들이라며, 맛있는 음식, 좋은 것들을 챙겨 주셨지.


아버지는 가끔 나를 때리셨어.

농사일과 자식들로 정신이 없는데, 나까지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였지.

한번 때리시면 분이 풀리실 때까지 때리셨어.

가장 살집이 많은 엉덩이를 때리셨는데도, 늘 피부가 찢기고, 상처로 피가 흥건했지.


그렇게 맞고 나면 한동안은 조용히 지낼 수밖에 없었어.

너무 아파서...바닥에도 앉을 수도 없었으니.


사실... 난 부모님의 관심을 원했는데...

아버지는 사랑대신 늘 회초리를 드셨지..


김이찬... 내 아들아...

너만큼은 사랑만 듬뿍 주며 키우고 싶다.

비록 아빤 사랑을 많이 못 받았지만,

너만큼은... 우리 아들만큼은 이 세상 누구보다

귀하게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로 키우고 싶구나.


너에겐 회초리가 아닌, 사랑만 주고 싶다.

넘치도록...


약속할게. 우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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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