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난 문자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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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은 고객님이 직접 고른 값이라 3000원입니다.
단 토요일~일요일에는 이 상품을 팔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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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번호 )
네... 제 아이의 문자입니다. 제 아이는 2022년이 되면서 장사를 하기 시작했어요.
정확히는 그림을 그려서 저에게 판매를 합니다. 저희 집 복도에는 아이가 그린 수십 장의 그림이 붙어있답니다. 거기엔 가격도 적혀있지요...
한 번씩은 재고 판매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시적인 할인 행사를 하기도 하지요. 그럴 때는 홍보도 열심히 하기 때문에 자기 그림에 대한 소개를 열정적으로 합니다.
며칠 동안은 시리즈물로 3권의 책을 만들었고 저에게 가격 책정을 해달라고 하더군요. 저는 꼼꼼히 살펴보고 가격을 얘기했고 납득하지 못한 아이는 그 정도 가격은 불가능하다고 반박도 합니다. 서로 적당히 합의를 보고 가격을 정한 후 가격란에 기록을 했답니다. 그 제품도 판매 목록에 올라왔지요 ^^
제가 요즘 캐릭터 만들기를 혼자 하고 있는데 옆에서 따라 그립니다. 아이는 제가 뭔가를 그리면 옆에서 보고 따라서 그리기를 하거든요. 저는 아이가 그린 색다른 그림을 보고 감탄을 하기도 하죠.
제 아이는 4살 때도 감자 사람을 그리던 아이라서 이아이가 과연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던 시절도 있었답니다. 유난히 그림을 안 그리던 아이였어요. 그러더니 6살이 돼서 그리기에 흥미를 느끼고 이것저것 그리기를 시도했지요. 저는 온몸으로 노는 미술학원 외에는 그림을 따로 가르치지는 않아요. 지금은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보게 하고 싶어서죠. 아직은 미술대회를 위한 테크닉은 가르치고 싶지 않거든요.
미술은 오로지 순수한 창의력을 바탕으로 자기 개성을 지키게 하고 싶은 게 제 바람이죠.. 저는 아이가 순수미술을 전공하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림을 좋아하고 나름의 독특한 개성이 있는 아이라 그 특성을 살리고 싶어요. 쭉 지켜보니 대체적으로 미술 쪽에 재능도 있어 보입니다.
대신 미술학원보다도 더 많은 재료를 사서 5단 서랍장에 꽉 채워줬죠. 아이는 보육사만큼이나 많은 재료를 가지고 원 없이 만들어봅니다. 아이는 캐릭터 그림에 관심이 많고 주로 그리는 그림은 그런 종류예요.
고개를 돌려서 식탁 옆을 보니 한 달간 그려놓은 그림들로 꽉 차있어요. 거실 팬트리 문짝 가득 붙여져 있지요.
오늘 보낸 문자에 나온 그림도 있어요. 자신의 캐릭터와 함께 놀고 있는 친구들을 그린 그림이죠. 그 그림의 가격이 3000원입니다. 8절 도화지에 그리고 있는 것도 있는데 그건 더 비싸게 부르겠죠? 아마도 저는 가격 흥정을 해야 되지 싶습니다. 언뜻 보니 그림이 너무 예뻐서 3000원도 괜찮겠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비싸네요... 아이는 할머니에게도 문자를 보낸 거 같아요. 단골 고객이거든요. 저와 할머니에게 똑같이 문자를 보내고 경쟁을 붙입니다. 먼저 사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판매를 하지요.. 가격을 깎지 못하게 하고 더 많이 팔려는 속셈이 보입니다.
아이에게 또 문자가 왔군요. 학교에서 기분 좋은 일이 있었나 봅니다. 저는 엄지 척과 하트를 잔뜩 날려줬습니다. 학교에 다녀오면 하고 싶은 말이 엄청나겠어요. " 엄마 이것 봐! "의 무한 시작이 예상됩니다.
저는 리액션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군요. 제가 해야 할 일을 빨리 끝내 놓고 여유를 가져야겠죠.
마음과 몸의 여유가 없으면 아이의 말이 모두 반사가 되더라고요... 아이도 그걸 정확히 느낀답니다.
제 아이는 특히 감정적인 부분에 대해 민감하니까요 ^^
오늘 하루도 우리 집 그림쟁이는 또 새로운 걸 그리고 만들고 그리겠죠 ^^
저는 또 가격을 책정해주고 진열을 도와줄 겁니다.
아이는 제가 책을 쓰니 자기도 책을 쓰고 제가 그림을 그리니 자기도 그림을 그립니다.
저의 모든 행동을 보고 따라 하는 아이를 보면서 매일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됩니다.
조금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도 아이가 저를 쳐다보네요.... 네... 계속 정신을 차리게 도와주는 아이가 참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