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9의 하루하루

엄마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웃픈 거지...

by 유진



집안으로 벌레가 들어왔다. 발이 좀 많고 등껍질도 단단해 보인다. 사이즈는 우리 짱9 새끼손톱만한가??

짱9는 보자마자 비명을 질러댔다.

벌레를 참 싫어하는 녀석이라 보자마자 발이 공중 부양하듯이 파닥거린다.

한참을 파닥거리다가 플라스틱 뚜껑을 가져와서 한참 째려보더니..... 어라? 왜 잡지?



이 녀석의 계획은 이 신기한 벌레를 곤충채집통에 넣어서 관찰해보겠다는 거였다.

한참 동안 노려보더니 갑자기 깔깔 웃는 녀석...

왜 그러냐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이 꽤나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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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얘 수컷인가 봐! 암컷한테 잘 보이려고 더듬이를 막 다듬고 난리야"

????

짱9는 벌레의 흉내를 내며 엉덩이를 씰룩거린다.

합장하는 자세로 앞머리를 마구마구 비비며 바쁘게 윙크를 하고 골반도 튕겨준다.

" 어때? 이 정도면 멋지지 않아? 이렇게 말하는 거 같아 ㅋㅋㅋㅋ"

아이고 짱9야............. ㅡㅛㅡ ;;;;;






아이의 궁뎅이에 얼굴을 맞고 자빠져본 적 있는가??

나는 있다.

짱9는 갑자기 엉덩이 춤을 추는 버릇이 있는데 짱구미가 발동할 때이다.

나는 예상치 못한 순간에 궁뎅이에 광대를 얻어맞고 뒤로 자빠진 적이 있었다.

저 놈 궁뎅이에 여러 차례 당한 경험이 있다.

꼭 엄마 얼굴이 궁뎅이 앞에 오기를 기다린 것처럼 말이다.

이 녀석이 서 있고 내가 쪼그려 앉은 자세..

짱9는 항상 그 자세를 노리는 것 같다.

뭔가 집안일을 할 때도 일부러 그런 상황을 노리는 것 같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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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를 하다가 쎄........ 한 느낌이 들어서 뒤돌아 봤더니...

소파 위에 인형을 잔뜩 올려놓고..

그 앞에 우뚝 서서 한 손을 높이 들고..

" 나는 장군이다. 나를 따르라~! "

이러고 있다....

이미 거실 정리가 끝난 상태였다.

ㅡ,,ㅡ ;;;;;;; 순식간에 놀이방에서 인형을 죄다 끌고 나온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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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장난감을 들고 가서 침대 위에서 숨었을까....

ㅡ,,ㅡ 알 수 없는 놈...

설거지를 하다가 뒤돌아 봤는데 마침 짱9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이 놈 눈빛이...ㅋㅋㅋ라고 말하고 있는 게 아닌가?

헐... 저건 짱구짓 하기 5초 전 눈빛인데? 장단을 맞춰줄까 말까 하다가 같이 쳐다봤다.

잠시 아이컨택을 한 녀석...

눈썹이 씰룩거리더니 안방으로 호다닥 뛰어간다.

별생각 없이 안방 앞에서 기웃거렸더니...ㅡ,,ㅡ 이 녀석이 흥분해서 옆돌기를 해버리네?

거기서 끝났어야 했다.

옆돌기의 끝이 피맛이 아니었다면 그냥 재미있는 장난으로 끝났을 텐데...

이 놈 입에서 피가 나네.....ㅜ,,ㅜ 아놔.......... 허파야....

그 이후로 절대로 침대 위에는 장난감을 가지고 가면 안 된다는 약속을 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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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9와 나는 언쟁이 있었다. 짱9도 화가 났고 나도 화가 났다.

그러자 짱9가 한 행동....

A4에....



우리 엄마는 핑크돼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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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써서 현관 앞에 붙여버렸음....

ㅡ..ㅡ;;;;;;;;; 이 자식이 진짜.....

나 진짜 돼지 아니라고....

그거 쓰고 뒤집어지게 웃더니 또 신나게 논다....

엄마한테 짤짤짤 흔들리고 나서 결국은 떼어냈다.






짱9는 요즘 노동을 한다.

그건 바로 집안일~!!!

짱9가 갖고 싶은 게 생겼다고 눈을 깜빡거리고 난리였지만 이미 조그만 것들을 꽤나 모으던 녀석이라

안된다고 했더니... 어떻게 해서든 갖겠다며 의지를 활활 태우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집안일을 해서 돈을 모아라~!

집안일을 해서 번 돈이 아니면 그걸 살 수 없다.

집안일로 벌 수 있는 돈은 하루에 딱 두 가지뿐이다.



짱9는 OK 했고 그 뒤로 매일 같은 시간대에 집안일을 하고 있다.

부직포 밀대로 집안을 깨끗이 닦고 현관을 물티슈로 박박 닦고 있다.

값진 노동 후에는 두 손으로 " 감사합니다. "라고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 공손하게 받는 것까지 모두 포함되는 과정이다. 받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순간만큼은 장난치지 않는다.

나는 매일 짱9가 한 집안일에 대해 칭찬을 해주고 돈을 줄 때마다

" 오늘도 열심히 바닥을 닦고 현관을 깨끗하게 청소해서 고맙구나! "라고 말해주며 돈을 준다.

정해진 시간에 매일 반복하고 있다.

알바비를 받는 기분이랄까?

외국 아이들은 정해진 몇 가지 집안일을 하고 그 대가로 용돈을 받기도 하더라고...

나도 흉내 좀 내봤다. 초등학생이 잔디까지 깎는 걸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런 집안일을 점점 더

시켜볼 작정이다.

할머니는 우리 짱9 팔 아프겠다고 걱정부터 하시지만...ㅋㅋ

노동은 좀 그런 것이다라고 괜찮다고 해버리는 나...

적당히 흉내만 내게 하고 돈 주려고 일부러 만들지는 않는다.

충분히 제대로 해낼 수 있는 부분만 시키고 있다.






며칠 뒤..

짱9와 나는 핸드폰 때문에 서로 큰 목소리를 내고야 말았다.

나는 지나영 교수님의 강의도 진짜 한 시간 이상 듣고 정신무장이 강화된 날이었는데....

뚜껑이 열리고 말았다.

역시 나는 그냥 보통의 휴먼.........

아직 수련이 부족했다...ㅡ,,ㅡ 반성의 마음가짐으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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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림자처럼 스윽........ 나타나더니 내 옆에 있던 부직포 밀대를 슬쩍 잡고는 바닥을 닦기 시작한다.

ㅡ,,ㅡ ㅋㅋㅋㅋ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내 마음은 이미 다 녹았다는 거 ㅋㅋㅋ

바닥을 닦으면서 눈동자가 나의 등을 향해있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받으며 설거지를 끝냈다.

조용히 다가와서 현관을 닦아도 되냐고 물어보는 녀석....

현관 상태를 보며 평소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했다.

항의를 시도하는 듯하더니 급하게 꼬리를 내리고는 조용히 가서 박박 닦고 그 증거를 가지고 와서 검사를

요청한다. 나는 현관 상태를 보며 매우 흡족하다고 얘기해줬다.

그러고 나서 경건한 자세로 마주 보며 인사를 한 후

" 오늘도 거실과 현관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어서 고맙구나!"라고 AI처럼 이야기했고..

짱9는 똑바른 자세로 "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난 뒤 서로 배꼽인사를 하고 마무리했다.


............. ^ .. ^ .............


보기에는 뭔가 웃기고 어설프지만 이렇게 계속해보기로 한다.

일을 하고 돈을 받을 때의 마음가짐은 감사하고 공손한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 마음도 가르치고 싶다.

성인이 되어서 일을 하고 나서 월급을 받을 때...

' 쥐꼬리 같은 이따위 월급 받으려고 내가 이 고생을 했다 에라이..'

이런 부정적인 마인드는 갖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어떤 일을 하든 간에 그 일을 하고 난 뒤 받는 대가는 금액과 상관없이 주는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 그게 돈에 대한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따위 돈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돈은 이따위 돈 따위가 될 뿐이니까...

돈에 대한 자세가 돈의 가치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더 깊게 얘기하면 너무 길어지니 이 정도에서 끝.........ㅎㅎㅎ






며칠간 짱9와 있었던 일화들을 써봤어요~~

우리 모녀는 매일 이렇게 티키타카를 한답니다 ^^

핸드폰 사건은 알고 봤더니 친구랑 띠부실 거래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하던 중이었다네요..

그런데 그 얘기가 너무 길어진 게 문제였죠..

ㅡ,,ㅡ 핸드폰에 얼굴을 박고 있었거든요..

참고로 짱9의 시력이 매우 나빠지고 있답니다...ㅜ,,ㅜ

짱9는 진짜 뭐든지 보는 걸 너무 좋아하는 아이예요.

책을 엄청나게 볼 때는 눈을 뜨자마자부터 자기 직전까지 손에서 놓지를 않았어요.

ㅡ,,ㅡ 한동안은 그 책 때문에 시력이 후드득 떨어지곤 했죠...

티비보고 나서 책 보고 엄마 핸드폰으로 만들기 영상 찾아서 보면서 만들고 또 책 보고..

이런 식으로 뭐든 자꾸 본답니다.

관심사를 바꿔서 못하게 하려면...

제가 1:1로 놀아줘야 하니 한계가 있지요...

외동의 극단적인 단점입니다....ㅠ,,ㅠ

외동은 다 커도 똑같다는 친정아부지의 예언.............



오늘도 마무리는 이야기책이네요 ^^

(짱9 = 외동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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