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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 Jul 12. 2024

인트로. '그'

OOO보존의 법칙은 어디서나 

세상엔 너무나도 다양하고 너무나도 희한하고 너무나도 이해할 수 없는 인간들이 많다. OOO보존의 법칙. 언제 어디서나 따지지 않고 불변하는 법칙이다. 한 사람은 다른 한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설령 이해한다 하더라도 또 다른 상황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혹은 이해할 수 없었더라도 어느 때가 되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람의 마음은 계속해서 변하고 변하고 또 변화한다. 내가 한 사람이라면 또 다른 사람은 내가 변하는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더 변화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내가 경험해 왔던 세상 혹은 사회에선 항상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존재해 왔다. 한 세상 혹은 하나의 직장 안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까지(군대 전역 혹은 퇴사 혹은 이직) 결국 이해하지 못하고 이동하기도 했다. 그와 다르게 또 마지막즈음에 어떤 인간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나마 할 수 있었던 적도 있었다.      


왜 이렇게 사람 간의 관계에선 괴리가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 질문을 달리해서 어떤 특정한 사람과의 관계는 왜 이리도 어려운 것일까. 아무리 질문의 방향성을 내 쪽으로 돌리고 돌려도 해답에 관한 것은 상대방 쪽으로 향하던 경험이 잦았다. 책임회피일지도 모른다. 아니 진짜로. 책임은 나에게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먹고 들어가도 내가 내 잘못이라 인정하고 들어가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나만의 문제가 아닌 내가 아닌 저 사람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일을 할 때에도 집에서 쉬고 있을 때에도 운동을 하고 있어도 잠들기 전까지 ‘그 인간’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생각은 계속해서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생각의 꼬리는 꼬리를 물고 불현듯 나만 이런 생활, 나만 이해 못 하는 사람이 있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에 도달했다. 모두가 겪는 관계에 대한 고통. 내가 객관성을 유지하더라도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기도 하고 이성조차 잃어버릴 만큼 이해가 가지 않는 관계는 세상 어디에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탐구를 해보기로 했다. 나는 나의 관계를 파해치고 탐구하겠지만 이런 탐구과정이 읽는 누군가에게는 누군가를 이해해 볼 수 있는 시도가 되봄직 하지 않을까. 그리고 나도 탐구를 하다 보면 어쩌면 정말 어쩌면 정말 있을 수도 없는 일일수도 있지만 이해를 조금이라도 정말 쪼금이라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이렇게 탐구해 보고 글을 쓰고 ‘그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나에게도 도움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혹자는 모두가 겪는 것 굳이 할 필요가 있겠느냐 할 수 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 몇몇 사람은 헛된 노력하지 말자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나는 정말 그런 관계를 쉽게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눈에 안 보이는 척을 할 수는 있지만 눈에 너무나도 잘 보이는 사람이고 들리지 않는 척을 해도 모든 소리가 너무나도 귀에 꽂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일지로 남겨보기로 했다. 관찰력이 너무 좋아서 눈에 잘 보이고 잘 들린다면 그것을 남겨보면서 내가 아닌 다른 인간, ‘그 인간’을 탐구해 보는 것이다. 탐구하다 보면 무언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지는 않고 탐구를 하다 보면 내가 좀 더 평안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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