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똘’에 대한 골똘한 생각
[골똘] '골똘하다'의 어근.
[골똘하다] 한 가지 일에 온 정신을 쏟아 딴생각이 없다.
'골똘'
나는 이 단어를 좋아한다. 단순히 의미가 좋아서가 아니다.
일단 귀엽다.
지난번 『하프물범은 어떻게...』 글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일단 귀여운 것을 보면 뇌의 논리 회로가 멈춰버린다.
그 순간 나는 생각하는 인간이 아니라 지갑여는 고객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뭔가 생각하는 로댕이 앉아있는 것 같이 생겼다.
둘이 나란히 앉아서 말 그대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생긴 것만 보고 좋아한다고 하면 다소 억울하다.
이 단어의 진짜 매력은 훨씬 깊은 곳에 있다.
세상은 예측 불가능하다.
많은 일들이 ‘당연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이면엔 항상 충돌과 조율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연한 일’도 없고
‘아이러니하다는 말로만 설명되는 일’도 없다.
모든 일은
저마다의 의외성과 합리성을 품고 있다.
그리고 나는 바로 그 틈을 ‘골똘히’ 들여다보는 걸 좋아한다.
골똘이라는 단어는 어딘가 어린이 같다.
딱 봐도 초등학생, 많아도 중학생한테나 쓸 법한 말이다.
어른이 쓰면 살짝 민망하고, 실수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단어의 의미는 생각보다 묵직하다.
'온 정신을 쏟아 딴생각이 없다'
이것은 단순히 생각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에 진지하게 몰입하여 다른 일체의 잡념 없이
그 개념에만 집중하여 생각한다는 것─이는 일종의 트랜스 상태에도 비견할 수 있으리라.
위대한 사상, 감동적인 예술, 혁신적 과학.
그 시작은 언제나 같았다.
한 인간이 어떤 개념에 골똘히 몰입한 순간.
그 몰입이 시간과 세계를 비틀었다.
그래서 나는 골똘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내 글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어떤 아이러니가 떠오르면 그 아이러니가 왜 생겨났는지 골똘히 생각한다.
그리고 나름의 결론을 내리면 간단한 글로 정리한다. 이것이 나의 생각, 그리고 글 쓰는 방식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이러니가 떠오르면
그 이유를 끝까지 따라가 본다.
그리고 나만의 방식으로, 짧은 글로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