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달동안의 약속
2025년은 정말 의미있는 한 해였다.
내 삶의 묵직하고 깊은 곳에서 변화가 느껴졌던 시간.
인생의 뱃머리가 서서히 조금씩 방향을 틀고 있는 느낌이 계속 들었던 한 해.
올해 참 많은 것들을 시도했었다.
그 중 제일 첫번째가 글쓰기.
작년부터 제대로 시작한 독서에 이어 나는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임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스스로 정의내리고 확인하고나니 그 뒤를 이은 여러 선택의 기로에서 글을 쓰는 것과 관련된 선택들을 하게 되었다. 점점 내 삶의 목표가 분명해졌고 수면 위로 떠올랐다.
두번째는 바로 운동.
누구보다 운동을 좋아하고 운동이 주는 이점을 알고있던 나였지만 긴 육아휴직과 내 한계를 시험했던 작년 복직 1년차 시절엔 운동이 제일 뒤로 미루어지는 일 중 하나였다. 올해 4학년을 맡고 집의 아이들이 좀 크면서 몸과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리하여 여름방학 때 부터는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짬이 나지 않더라도 퇴근 후 4,50분이라도 운동을 했더니 나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점점 올라감을 느꼈다. 꼭 긴 시간,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아도 그것만으로도 나의 정신과 몸이 살아났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제일 미루던
그 일을 할 때 비로소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2025년이 한 달여가 남은 지금, 내가 미루고미루던 일 중 꼭 극복하고 싶은 일이 한 가지 남았다.
바로 새벽기상이다.
아이들이 밤에는 잘 깨지 않지만 새벽 5-7시 경에는항상 깨서 엄마를 찾아 존재유무를 확인하고 다시 잠들곤 했다. 새벽기상을 시도한 적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귀신같이 그 시간에 깨서 나를 자기 옆으로 소환했다. 같이 살고 계신 친정부모님도 새벽에 일어나셔서 움직이시기에 이 새벽은 온전히 나만의 고요함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나는 그동안 들쭉날쭉의 일상을 보내며 살아왔다. 좀 덜 피곤한 날은 아이들을 재우고 일어나 새벽 한시, 두시까지 할 일을 하고 자고,
그러고나면 그 다음날은 아이들과 같이 잠들어서 아침에 겨우 일어나고, 이 두 가지가 반복된 나날들이었다.
내 삶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을 때의 불안감이 싫었고 내 몸을 일으켜 세우지 못하는 나 스스로에게 실망한 날들도 많았다. 나에게는 '어쩔 수 없었다'라는 강력한 변명이 항상 버티고 있었기에 그런 나를 질질 끌고 지금까지 잘도 버텨왔다.
하지만 이제 더이상 스스로 들쭉날쭉한 일상 속에서 감정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력하게 올라왔다. 내가 제일 미루고 있던 바로 그 일이 나에게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란 걸 알기에 2025년 남은 기간동안 새벽기상 챌린지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도전이 성공했을 시 나는 나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지금 쓰고 있는 대여 노트북을 반납하고 나만의 새 노트북을 선물로 주기로~~~야호!
과연 나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