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by 유미애

윤!


네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게 아주 자랑스러웠단다. 나에겐 특별한 경험이었지. 입학 전날 얼마나 설렜는지 밤잠을 설쳤고 너도 마찬가지였지. 새벽부터 일어나서 너를 예쁘게 꽃단장시켰어. 옆 가르마를 타고 예쁜 머리핀으로 앞머리가 내려오지 않게 고정하고 양 갈래로 머리를 묶었지. 검은색 치마에 회색 조끼를 입고 단정하고 깔끔한 그때의 모습은 사진으로 남아있단다.


너는 유치원 생활을 좋아했던 만큼 학교생활을 좋아했지. 특히 1학년 담임선생님을 좋아했고 예쁜 우리 선생님이라고 우리에게 자랑을 많이 했단다. 어느 날 색종이로 꽃을 만들어 선생님께 선물할 거라고 했단다. 빨강색 색종이를 마구 구겨서 작은 두 손으로 꾹꾹 누르더니 꽃송이라며 A4용지에 여러 개를 붙이고 가지도 만들고 잎도 만들었단다. 입체감 있는 꽃이 되었지. 그리고는 선생님께 선물할 것이라고 잘 보관했지. 다음 날 너는 그것이 다칠까 봐 조심조심 들고 학교로 갔고 선생님께 선물을 드렸더니 기뻐하셨고 칠판에 붙여놓았다고 말했단다.


엄마는 그 이야기를 듣고 선생님이 아주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했어. 어른이 보면 그냥 종이 구겨서 붙인 것이고 하찮은 것인데 네 맘을 알아주고 칠판에 붙여놓기까지 했다니 아이의 마음을 읽을 줄 아시는 분은 초등학교 1학년 담임으로는 최고라고 생각했단다. 그 주 토요일 너를 데리러 갔다가 교실 안을 살며시 봤더니 진짜로 네 꽃다발이 칠판에 붙어있어서 엄마는 선생님의 마음에 감격했었지. 1년 동안은 네가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할 것으로 생각이 들었고 안심이 되었단다. 좋은 선생님을 담임으로 만나는 것은 행운이고 1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는 것을 세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알게 된 사실이란다. 엄마는 학년이 바뀔 때마다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고 몇 번 힘든 교사를 만났지만 대체로 좋은 분을 담임으로 만나는 행운을 누려 너희는 행복하게 학교생활할 수 있었지. 감사한 일이야.


1학년 운동회 날, 엄마는 잊을 수가 없단다. 1학년 전체 매스게임을 했는데 네가 1학년 대표로 단상에 올라가서 시범을 보였잖아. 선생님, 학부모님과 전체 학생들이 지켜보는데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떨지도 않고 잘하는지 우리는 환호했단다. 구경하던 다른 어머니들은 네가 몇 반 아이고 누군지 참 잘한다고 칭찬하시며 너를 궁금해했단다. 옆에서 그걸 듣고 있는 엄마는 얼마나 뿌듯했겠니? 그날 회사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잠시 온다고 해서 엄마는 20인분 점심을 혼자 준비해 간 것도 기억나지. 그때 엄마는 참 열정적이었던 것 같아.


학교신문에 네 글이 실렸던 것 기억나. 엄마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활자화된 네 글을 보고 우리는 아주 행복했어. 너는 그 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년 학교 신문에 네 글이 실리는 능력을 발휘했단다. 어쩜 그리 글을 잘 쓰는지 누구를 닮았는지 엄마도 궁금하더라. 엄마는 학교 다닐 때 단 한 번도 글쓰기로 상을 받은 적이 없는데 말이야. 엄마는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스타일이었고 남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했던 사람이었다. 너는 학교생활 내내 평범한 나를 네 능력으로 특별한 엄마로 만들었단다. 똑똑한 너를 보고 엄마를 능력 있는 사람으로 대우를 해줬어. 엄마들은 네가 어떤 공부를 하는지 어떤 학원을 다니는 지도 궁금해했단다. 엄마의 능력보다 네 스스로의 능력으로 모든 것을 이루었는데 말이다.


똑똑한 나의 딸!

너는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냈지. 평범한 엄마가 너같이 똑똑한 딸을 낳은 것을 매 순간 신에게 감사했단다. 추억을 더듬어보니 모든 게 감사함뿐이구나!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진심으로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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