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 인형

by 유미애

윤!


애착 인형 기억하니? 머리에는 하얀 털이 달렸던 노란색 천으로 만들어진 오리 인형 말이야. 너는 이 인형을 참 좋아했단다. 어디든지 들고 다녔고 특히 밤에 잠들 때는 이 인형이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했어. 너는 머리에 달려있던 하얀 털을 빨면서 잠이 들었단다. 몸에 안 좋을 것 같아서 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 인형이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해서 엄마도 어쩔 수 없이 그냥 뒀는데 지금 생각하니 후회가 된다. 아마 빠는 욕구를 해결하지 못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단다.


그 인형을 잃어버리면 또 샀고 모두 7개를 샀잖아. 노란 오리 인형은 네가 유학을 간 후에도 제자리를 잘 지켰지만, 엄마가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통에 다 정리가 되었단다. 사진을 뒤지다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때 그 인형을 들고 서 있는 네 모습을 보니 정말 좋아했던 애착 인형이라는 게 다시 느껴져. 오랜 기간 외동딸로 자라서 우리는 네가 원하는 것은 웬만하면 다 해주었단다. 네 방은 인형과 장난감으로 넘쳤지만, 아빠는 네 인형을 계속 사 오셨고 방에는 인형이 가득했어.


네가 집에서 놀 때는 다른 인형을 잘 가지고 놀다가 잠이 올 시간에는 노란 오리 인형을 집어 들었단다. 그러면 엄마는 네가 잠이 오는 줄 알고 재웠단다. 네가 정말 좋아했던 인형이라 네 동생이 태어나고 자랄 때 네가 그 얘기를 동생한테 주기도 했단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더는 애착 인형은 갖고 잠이 들지는 않았어. 자연스럽게 애착 인형이 없어도 잘 자기 시작하더라. 그 인형은 네 방의 장식품으로 잘 보관하다가 어느 날 네가 동생에게 큰 인심을 썼단다.


“이 인형은 언니 애착 인형이야, 이제 네가 가지고 놀아.”


동생은 그 인형에 별 관심이 없었지. 그래도 동생에게 네 소중한 애착 인형을 가지고 놀게 한 것이 대단하다고 엄마는 생각해.


사랑하는 딸!

네 애착 인형 하나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네가 자랄 때 네 일상을 기록하지 않았는지 뒤늦은 성장일기를 쓰면서 후회가 되네. 매 순간 기록해 뒀으면 더 생생하고 풍부한 이야깃거리가 있었을 텐데 말이야. 그렇지만 네 결혼선물을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겠지. 네가 아이를 키울 때는 엄마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길 바라며 참고하길 바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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