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사장님

by 유미애

윤!


여섯 살 때 중국집 사장님 기억나지?

네가 초등학교 2학년 초까지는 외동이었으니 엄마는 너에게 온갖 정성을 다 쏟았다. 옷도 어린이 모델 뺨칠 정도로 신경 써서 입혔고 옷에 어울리는 모자와 두건 등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완벽하게 내 마음에 들도록 세팅을 해서 데리고 다녔지. 네가 원하는 것은 빠짐없이 챙겨줬으니 너 또한 그때는 행복했을 것이다. 옷뿐만 아니라 인형이며 장난감 등 네가 원하는 것은 아낌없이 사주었단다. 하나밖에 없는 자식인데 그 당시는 뭔들 못 해줬겠니?

엄마는 예쁘게 꾸민 너를 데리고 다니면서 어디를 가던 귀엽고 예쁘다는 말을 듣는 걸 재미로 여겼던 것 같아. 그래서 더 너를 예쁘게 꾸며서 데리고 다닌 것 같다. 지금 생각하니 좀 편하게 네가 원하는 옷을 입힐 걸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해.

글을 쓰면서 사진을 뒤적이다 보니 예쁜 사진들은 이미 네가 가져갔지만 남겨놓은 사진도 예뻐서 너를 예쁘게 꾸미고 데리고 다니던 그 시절이 아주 그립네. 너도 밖에 나가면 예쁘고 모델 같다는 소리를 들으니 외출할 때마다 꽤 신경을 썼단다. 어느 날 외출 후 집에 들어온 네가 한 말 기억하니?


“엄마, 오늘은 아무도 나보고 모델이라 안 했어.”


아빠와 엄마는 그 소리를 듣고 깔깔깔 넘어갔단다. 늘 어린이 모델같이 하고 다녔으니 백화점이나 시장을 가도 사장님들이 예쁘다고 모델이라며 칭찬을 해주셔서 너는 그런 소리를 듣는 걸 당연하게 여겼지. 이 글을 쓰면서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이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재미난다.

성당 앞에 살 때, 우리 집 골목 입구 중국집 여사장님 기억나지. 항상 웃는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시던 분이신데 널 아주 예뻐하셨지. 장사하시다가도 네가 지나가면 나오셔서 “예삐, 어디 갔다 오니?”라며 늘 관심을 가져주셨고 자주 자장면도 주셨지. 너는 그곳에서 입 주위에 자장을 잔뜩 묻히고 자장면을 먹고 있기도 했다. 사장님은 어느 날 예쁜 분홍색 원피스를 사주셨어. 너는 그 옷을 입고 중국집으로 뛰어가 아주머니 앞에서 모델처럼 워킹을 선보이기도 했단다. 딸이 없던 그분이 친딸처럼 예뻐하니 너도 그 가게를 지나갈 때마다 인사를 했단다. 사장님은 네게, 너는 사장님께 서로 관심을 가지고 애틋했단다. 네 덕분에 우리도 그분으로 인해 참 많이 행복했다.


사랑하는 딸!

너를 통해 사이좋은 이웃이 된 중국집 여사장님, 그분이 잘 지내시는지 궁금하고 갑자기 사장님이 보고 싶어 지네. 네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우리는 이사를 했고 이사 후 그곳에 가보니 중국집은 없어졌더라. 그분이 너에게 하신 만큼 고마운 마음을 전하지 못한 것 같아. 엄마도 무엇인가 해드릴 마음을 가지지 못한 걸 이 글을 쓰면서 깨닫는단다. 그때는 이웃에서 베푸는 감사함을 너무 당연하게 받았어. 고마운 분이 오랫동안 건강하시길 기도드려야겠어.

너도 이 글을 읽게 되면 사장님에 대한 추억이 새록새록 날 거야. 엄마는 길가다가 한 번쯤 그분을 만나길 바란단다. 식사대접이라도 하고 싶어서 그분을 만나기를 기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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