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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애 Jan 28. 2021

봄꽃 같은 마음만 받을게

아들, 봄꽃 같은 마음만 받을게     

   

  아들이 첫 알바라고 할 수 있는 편의점 알바를 시작했다.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15일 만에 거금 90만 원을 아르바이트비로 벌었다. 아들은 그 돈을 아빠 30만 원, 엄마 30만 원, 그리고 본인 용돈으로 30만 원으로 공평하게 나눴다. 한 달 꼬박 일한 피 같은 돈이 아깝지도 않은지 후한 인심을 쓰고 활짝 웃으며 키워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와! 아들, 이런 감동을 주다니 정말 고마워, 엄마 이 돈 잘 간직할게.”    


  나는 격한 감동을 아들에게 그대로 전했다. 천방지축 어디로 튈지 모르던 철없던 막내가 언제 이렇게까지 속 깊은 아들로 자랐는지 그저 고마울 뿐이다. 나는 큰아이를 키운 후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둘째와 막내에게 나를 위한 큰 결심을 했고 그 마음을 아이들에게 전했다.     


  “성인이 되는 날부터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해라.”     


  물론 본인이 분가한다면 그것 또한 말리지 않을 예정이지만 그전까지는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까지는 하겠다고 했다. 나의 아이이기 전에 한 개인으로 존중해준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내가 나이 들어서 그 아이들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그리고 서로가 조금 덜 서운해지기 위해서이다.  

 

  아들의 용돈 30만 원은 나에게 1000만 원보다 더 값진 돈이다. 막내가 내놓은 것은 자신이 쓸 용돈을 제외한 모든 금액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 진한 감동에 아직도 푹 빠져 있는데 아들은 2탄을 터뜨렸다. 며칠 전 왼쪽 어금니 쪽이 욱신거렸다. 병원에 갔더니 이가 금이 갔다고 크라운을 씌워야 한다고 했다. 병원에 다녀온 후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들은 내 목소리를 듣더니 어디 아프냐고 물었고 나는 치과에 다녀왔다고 했다. 아들은 이를 교정하느라 꽤 오래 치과를 다녀서인지 결과와 비용을 물어봐서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엄마 그 비용 50만 원 다음 달 아르바이트비 받아서 줄게.”    


  아들은 50만 원이라는 내 말을 듣는 순간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나는 마음만 고맙게 받겠다면 괜찮다고 말했더니 아들 왈   

 

  “엄마는 내 교정비 300만 원도 내줬는데 50만 원 내가 내고 싶어.”    


  감동에 쓰러질 것 같다. 30만 원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50만 원의 감동을 더 해서 엄마를 아들 바보로 만들어 버린 아들 덕분에 내 마음에 봄꽃이 만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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