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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미애 Aug 22. 2021

중년, 자신이 책임져야 할 얼굴

중년, 자신이 책임져야 할 얼굴  

        

  몸도 마음도 아름다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할머니가 되기도 전 중년인 지금 거울 보기가 싫다. 어느 순간 얼굴 피부가 아래로 처지기 시작했고 갸름하던 턱선은 둥그스름하게 변했고 코와 입 주위에 팔자주름이 깊게 팼다. 목에도 주름이 많아졌다. 이 얼굴이 내 얼굴인가 싶다가 언제 이리 변했는지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다. 

  집안 내력으로 피부가 탄탄한 편이 아니고 말랑말랑한 피부라 더 잘 처지긴 하나 재작년까지는 멀쩡했다. 거울을 보면 이 정도면 잘 익어가는 거라면 나이 드는 것에 만족감을 표했다. 

지금까지 쭉 동안이라는 소리를 듣고 살아온 터라 계속 동안으로 나이 들지 않은 것처럼 살 줄 알았다. 서서히 나이 들면 크게 타격을 받지 않을 것 같은데 한 방에 훅 간 얼굴이 내 얼굴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역병으로 온 세상이 난리가 났을 때 나 또한 집에만 있는 신세가 되었고 이때 생활방식뿐만 아니라 내 삶에 많은 것이 변했다. 힘듦을 이겨낸다고 했지만, 정서적으로 깔려있던 힘듦까지 완전히 이겨내기는 힘들었든지 일 년 반 동안 내 얼굴이 달라졌다. 물론 거스를 수 없는 중력의 힘으로 조금씩 처지던 볼살이 모든 것이 통합적으로 결정되어 나타난 모습이라 생각이긴 하지만 역병의 시기에 마음고생 한 것을 무시할 수 없다.

  거울을 보기 싫은 내 모습이지만 어쩌겠는가? 세월의 흐름에 변하는 내 모습을 거부할 수도 없고 내가 어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럼 빠른 판단을 해야 한다. 계속 괴로운 표정으로 살든지 아니면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좀 더 활기차게 살아갈 방법을 찾든지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 거울을 볼 때마다 처진 볼살을 귀밑으로 끌어 당겨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내 얼굴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관리해 나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동안 얼굴과 피부에는 자신이 있었다. 40대까지는 비싼 화장품도 사용해봤지만 싼 거나 비싼 거나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해 이제는 저렴한 화장품을 사용한다. 단순한 삶을 살기로 한 후는 기초화장품은 크림 외는 사용하지 않았다. 몇 년을 그렇게 잘 살았다.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 때는 마사지샵도 다니긴 했지만, 그것도 부지런한 사람이라야 가능하다는 것을 안 후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10회를 끊고 다 다니지를 못할 정도로 외모 가꾸는 것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책을 사고 배우는 것에는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았지만 내 모습을 가꾸는 것에는 사우나에 가서 몸을 푸는 정도만 했을 뿐 인색했다. 자신을 관리하지 않은 것이 지금의 내 모습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좀 더 젊었을 때 자신을 가꿔야 했는데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나를 가꾸는 데 신경을 써야겠다.

  자신의 모습은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자신이 책임져야 할 몫이기에 스스로 가꾸어야 한다. 요즘은 동안 피부관리, 목주름 없애는 방법, 몸짱 등, 젊게 사는 방법을 유튜브 영상으로 보고 따라 하고 있다. 별로 어렵지도 않고 긴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이 간단한 것들을 하지 않았는지 후회가 된다. 70대의 몸으로 목주름 하나 없는 분, 근육으로 이루어진 몸짱이신 분을 보고 하루아침에 그냥 이뤄지는 것은 없다고 생각이 든다. 그분들이 건강하고 멋지게 나이 들어가는 것은 자신의 방법으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몸도 마음도 아름답게 익어가기 위한 실천사항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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