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의 정체를 분간하기 어려워
섣불리 꺼내놓지 못하고 어설프게 매울 때
도마에 딱딱 썰어 채반 가득 널어놓으면
바깥세상의 소음도 희석시킬 수 있는 소화력으로
외부의 바이러스도 억제할 수 있는 항염력으로
유해 산소도 제거할 수 있는 면역력으로
진저롤, 쇼가올로 확장된 혈관에는 먼 원산지의 영역이 새겨지도록
여름엔 얼씬도 못한 채 토굴에서 잠자던 것이지만
신뢰라는 꽃말이 향기를 펼치면
어디메쯤 멀리
햇볕에 바짝
말린 노오란 마음에선
생강 냄새가 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