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에서 들리는 소리
주인이 아직 오지 않은 소리
나중에 발견할 소리만이 남아 있다
그냥...
이라고 쓰려고 했지만
겸연쩍은 손가락은 그낭,
혹은 그냐, 라고 써버린다
마음이 미끄러져
손가락에 머무는 소리
아직 만나지 못한 안부는
여기에 고여 있는데
저곳으로 닿는 진심을
궁금해하는 마음이 이쪽부터
저쪽까지
포물선을 긋는 동안
너는 더 고개를 숙이고
몸을 굽혀 기울여
목소리를 듣고 있겠지
기다리는 시간이 점점이
수를 놓아도
가을의 안부는 그치지 않는다
가을이 아까워서 오래오래 곁에 두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가을 시 한 편 올려요. 받아주세요.
모두 행복한 가을 만끽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