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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차를 마시며

by 캐리소

배꽃차에서는 참 순한 냄새가 난다

들큰하고 착해서 살짝 고개 숙인

언니처럼


이윽이 먼 곳에 앉아

재잘대는 시절을 떠올리면
그윽한 향으로 돋아나는 하나 꽃잎

피어나는 향그러움 안에서

냉해를 입힌 봄비에게

화풀이를 하려는지도 몰라


계절을 넘나들던 바람이

한가닥 머리칼을 건드리다가

어떤 색깔의 실마리를 풀어내느라 고심하더니

동그란 안개가 돋아나나 봐


이야기가 말해주는 전설 한 잔에

춤추듯 풀어지는 응어리


찻잔 아래 시간은 동그랗게 떨어지고
조용히 내려앉는 차 한 모금에

푸릇한 잎사귀도 이울어 간다








금요일에 연재했던 브런치북 하나가 30회로 연재를 마쳤습니다.

그동안 부득이하게 시 발행을 쉬었는데 기존에 발행했던 요일을 목요일에서 금요일로 변경합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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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