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화단에 누운 나무들을 구해서 숲에 함께 눕고 싶었다. 올리브그린, 라임 그린, 페인트 그린, 민트 그린, 다크 그린, 산호 그린, 파인 그린, 스프링 그린, 연두, 테라코타 그린, 어떤 것이어도 괜찮은 그런 잎사귀들을 달고..
그곳에서 꾸던 네모난 꿈을 덩그러니 떠다가 판판한 숲에 옮겨 놓으면
숲에 퍼지는 푸른의 목소리가 늘어진 나무를 대신할 것이다
땅의 주인처럼 땅의 정령처럼
확정된 존재로서의 낙인을 자랑스레 달고서
땅 아래에 잠재된 불쏘시개
지구 속 멘틀에다 지펴주고
달라지는 판에 올라
헐떡헐떡 녹아내릴 수 있어
어떤 그린으로 흔들려도 괜찮은
굳게 선 그린의 무리들
그들처럼 눕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