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은 바로 이거지
어깨를 비껴가는 빗줄기 속에서
김 오른 가슴을
데우는 너
노동자들 머리 숙인 식탁 위로
응원 하나 얹어서
맑은 수란에 뜨끈한 국물을 덮으면
고단한 먼지 하나 걷어 내게 돼
날깃한 마음이지만
정성으로 뿌린 김고명도 잊지 말고
김치 장조림으로 구색을 맞추면
얼추 들어맞는 장단
서두르지 말고 후후 불어 드세요
머리 하얀 주방 어머니와
젊은 아들의 손맞춤이
시원하고 얼큰한
한 끼를 낳았다
책에서 길을 찾으며 에세이스트로, 일러스트레이터로의 삶을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