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엄마의 유산은 백지였다
우주의 섬세한 손길에 이끌린
나의 순종이
꽃처럼 길을 열어
내 앞에 놓아준 책
책의 문고리를
잡고 한 발 한 발 나아갈수록
깊이 열리는 문장
넓게 펼쳐지는 심안
보이지 않는 것을 잡아
보이도록 놓아준 사랑에
울먹이는 내가 보인다
닿지 않는
내면의 울음이
행복으로 흩어진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한 자의
가슴을 열고 나의 눈감음을
알게 해준 이여
그대에게 닿는 모든 것들에
축복의 숨결을 부으리라
진동을 들을 귀가 열리고
꿈을 보는 눈이 열리면
더없이 멀리 나갈 지팡이 하나
얻을 수 있다
지팡이가 찍는 점이
별자리가 되고
별의 움직임이
우주를 유영하면
역피라미드의
춤을 보게 될 것이다
나선으로 상승하는
회오리를 만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