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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러운 것들

by 캐리소

매일 눈썹 하나씩 뽑는다

이 눈썹은 딸이 심어준 속눈썹 연장


내 눈썹보다 길고 진해

진짜 속눈썹을 덮어버리는


책을 읽을 때마다 눈썹 하나씩

깔짝깔짝 간지러운 시간

문장들이 끌려 나와 눈가로 걸어 다니나 보다


그럴 때 나는

눈썹 하나씩 뽑아 바라본다


얇고 가느다란

내 속눈썹이 아니라

연장된 눈썹이라 간지러운가


진하고 힘이 있지만 진짜가 아냐

생명 없는 그것을 바라본다


눈썹 하나에

문장 하나씩 뽑아낼 수 있으면


머리뿌리 간지러울 땐

흰머리 하나씩 자라나던데


간지러운 것들은

뭔가 자라나려고

간지러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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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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