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눈썹 하나씩 뽑는다
이 눈썹은 딸이 심어준 속눈썹 연장
내 눈썹보다 길고 진해
진짜 속눈썹을 덮어버리는
책을 읽을 때마다 눈썹 하나씩
깔짝깔짝 간지러운 시간
문장들이 끌려 나와 눈가로 걸어 다니나 보다
그럴 때 나는
눈썹 하나씩 뽑아 바라본다
얇고 가느다란
내 속눈썹이 아니라
연장된 눈썹이라 간지러운가
진하고 힘이 있지만 진짜가 아냐
생명 없는 그것을 바라본다
눈썹 하나에
문장 하나씩 뽑아낼 수 있으면
머리뿌리 간지러울 땐
흰머리 하나씩 자라나던데
간지러운 것들은
뭔가 자라나려고
간지러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