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함은 빛이다

by 캐리소

생전 처음이다.

생각지도 못한 기회에 우연히 코치로서의 경험을 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했고 내가 누군가를 코칭할 만큼 뭔가 많은 경험을 한 것도 아니고 그것을 녹여낼 만한 지식이나 지혜도 없는지라 조금 염려스러웠다.


그러나 실력 넘치고 자세까지 완벽한 리더코치가 괜찮다며, 그냥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이 작은 용기가 되어,

그냥 있는 그대로 그분과 교감하며 이야기를 듣고 그분의 질문에 담백하게 대답하면 그리 난해하고 어려운 일은 아닐 거라고 받아들였다.


코칭을 시작하고 십 분이 지나자 긴장도 풀리고 바짝 몰입이 되었다.

그분의 말에 웃고 반응하고 감탄하고, 내 생각을 손으로 그려가며 설명했다.

아, 그런 거군요. 그런 게 있었군요. 우린 까르르 웃기도 하며 순식간에 사라지는 한 시간을 보냈다.

앞에 앉은 사람의 명랑함과 쿨함이 반사되어 앞에 앉은 나까지 해맑게 물들이는 것 같다.

우린 그렇게 함께 빛남 속에 있었다.




살아오면서 나는 마음에 담은 것이든, 머릿속 생각이든 실컷 입 밖으로 내놓지 못하고 살았다.

그게 틀릴까 봐, 그렇지 않으면 웃음거리가 될까 봐 머뭇거렸다.

어린 시절엔 말하고 싶은 진심을 무심한 선생님들이 막았고, 자라서는 사회가 용납하지 않았다.

(내가 너무 그런 환경에만 노출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 마음속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고 밖으로 나오지 못한 것들은 안에서 세계를 만들고 뭉게뭉게 부풀었다.

속에다 욱여넣은 것들이 이제야 조금씩 드러난다.

내 안의 이상한 생각들을 들어주고 고개 끄덕이는 것을 넘어 그걸 공감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했다.


받아들여지는 행복과 기쁨을 자주 느낀다.


그래서 요즘 함께 독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작가님들께 몽글한 애정이 솟아나고 있다.

모두 자신이 갖고 있는 삶의 물음에 손에 쥐어지지 않는 의문을 나누어 작은 해답들을 만들어낸다.

자신의 단단한 세계를 구축해 간다.



진짜 진짜 사랑해요, 작가님~!!


너무 근사해요~!


이들에게서 드러나는 존재감과 근사함의 물결에서 전에 발산되지 못한 본질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내 안에서 생성되는 심상이 눈빛이나 말로, 또르르 구르다 터져 나오는 감동으로 나 스스로도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나, 이렇게 호들갑스러운 사람이었나?



내가 그들에게 느끼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들을 통해 내게 온 '근사함'은 또 어떤 것이고?


그것은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고 '상호 인격적인 애정'인데 그것이 사랑이므로 다른 계산을 할 필요가 없는 감정이다.

사랑은 사랑으로 완벽하니까.


근사하다고 말하는 내 찬사에는 어떤 본질이 들어있을까?

괜찮다.

훌륭하다.

보기 좋다.

비슷하다.

내가 사용하는 '근사하다'에는 이 모든 뜻이 포함되어 있지만, 가장 근접한 것은 그들 자신의 본질과 가장 비슷한 모습을 본능적으로 보게 되었을 때 단말마처럼 나오는 표현이다!

그들이 내뿜는 '자신도 모르는 아우라'를 내 눈이 먼저 알아봤을 때의 놀라움, 기쁨.


그게 '근사하다'라는 말에 그대로 실려 있다.


가까울 근(近), 닮을 사(似).

원형에 가깝게 닮았다.

자신의 본질인 빛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람에게 나온 근사함은 빛처럼 나를 비춘다. 내게 있는 어둠을 부끄럽게 하기보다는 그의 빛에 나를 맡기게 한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본질 한 스푼이 직선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우회하지 않는다. 놀랍고 경이로워하는 상대의 표정과 반응이 그대로 전해진다.





잠시 내게 자신의 귀한 시간을 내어준 그분의 모습도 근사함, 그 자체였다.

가장 힘들고 어려웠을 타국생활 중에도 그분의 근사함은 곳곳에서 빛을 발했고, 다른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당사자인 자신만 알지 못했을 뿐이다.

그랬을 때 코칭자는 그것을 발견한 기쁨을 가장 먼저 만끽하는 사람인 것 같다.

코칭의 아름다운 면이다.


아름다운 이들을 알아볼 줄 아는 내 눈에 축복 있으라!!

더 크고 넓은 근사함을 계속 발견하면서 빛 속으로 자꾸 걸어가고 싶다.



keyword
이전 20화공저의 말똥구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