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은 비약이 되고
비약은 보행이 되는...
이것이 기적이다.
유한한 현실을
너머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는...
보행이 연속이 되는...
이것이 기적이다.
성전에 무릎 꿇고 간절히 바란다는 것은,
자신의 보편성을 넘어서기 위해 체념해야 할 순간에 서 있다는 증거다.
평범한 도약을 거부하고 꿈꾸던 비약을 이루겠다는.
거대한 비약일지라도 그저 보편적 보행에 불과하도록 해내겠다는.
무한성 앞에서 유한성의 현실을 단념해야 하는 지점에 자신을 세운 의지이다.
도약이 비약으로...
비약이 보행으로...
이것이 바로 기적이다.
- 김주원 ['기적'에 대하여, 비약을 보행으로] 중 일부.
시든 에세이든 아름다운 글을 보면 깊은 우물을 만난 것 같이 얼굴을 들이밀게 된다.
거기서 어떤 보석이든 캐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가지고 말이다.
호기심을 갖고 미지를 탐험하듯 글쓴이 안에 들어있는 신비를 조금씩 흘려 글자 위에 옮겨놓은 것을 눈치채는 것은 독자의 특권이기도 하다.
자연은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는데 그래선지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스며들듯 우리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고 다음 행보까지 짐짓 기대하게 한다.
작가의 소고집은 7년간 매일 읽은 새벽 독서에서의 지식과 영감을 3년간 매일의 에세이로 풀어낸 소고(小考)들이다.
담백하고 간결한 그의 프롤로그에서 행간의 진심과 켜켜이 담긴 노고를 조금은 알고 있는 나로서는 괜한 감격으로 울컥할 때가 많다. 거기다 부족하고 거친 일러스트일망정 이성과 감정의 깊은 여정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무한한 감격과 감사를 느낀다.
이것이 기적이 아니고 무엇인가.
매번의 도약으로 그는 비약을 이루었다.
이제 보행이 되는 과정을 지켜 볼 차례다.
유한한 현실에서 체념해야 할 순간에 자신을 세운 의지로 기적을 만들어간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나는 독자로서 그를 만나고 일러스트로서 도약하는 중이다.
* 제목은 김주원 작가의 글에서 차용하였습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1gNX7wQZ2kP1lv_ykYHGS9H6NH0FvNjmhnKZQBx7AIko/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