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하지 마세요!
나는 다른 욕심은 없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었다.
어릴 때는 다 예쁘니까 예뻐지고 싶은 마음은 애초에 없었다. 지금 나이로는 예쁜 게 별로 쓸 데가 없어서 관심 밖이다.
키가 작지만 키가 작아서 손해 본 것은 없다고 여기니 키 크고 싶은 바람도 없다.
재산이 많은 사람을 보면 '좋겠다아~!' 하고 바로 잊어버린다.
그만큼 내게는 없고 남에게는 있는 것에 대해서 시기하고 질투해 본 적이 별로 없다.
그런데 이제 와서 시기와 질투거리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일이 생겼다.
내가 읽은 책들이 나를 들쑤신다. 가만히 있는 사람 옆구리를 꼭꼭 찔러 없는 질투심까지 속속들이 발라낸다.
작가의 경험이 유유히 흐르는 데다가,
문장마다 통찰이 넘치고,
독자를 강력하게 데려가며,
감동의 회오리에 빠뜨리는 책을 읽으면
이내 백설공주를 질투하는 새엄마의 화신이 돼버리고 만다.
시기와 부러움이 잘 버무려진 강정처럼 엉겨 붙어 잘근잘근 마음에서 씹힌다.
눈물이 난다.
그러는 한편 그들의 문장을 생각하면 보통 존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각자가 자신을 가둔 혼자만의 공간에서 문장이라는 생명을 낳느라 질러댔던 진통을 나는 간과하고 있었다.
나 같은 초보 글쟁이도 문장 하나 쓰는데 배앓이를 하듯 끙끙대면서 말이다.
내가 부러워마지 않는 작가들은 실제로 자신의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자기 자신을 채찍질했을까?
결과물만 보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내 모습이 무색해질 정도로 그들은 자신의 문장을 반짝반짝 닦기 위해 고된 사포질을 감행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나도 동시에 머리 위로 떠올리는 말풍선 속 내용은 이럴 것이다.
글 쓰는 행위는 그 사포질조차도 불꽃놀이로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고.
해 본 사람만 아는 특별한 감흥이 글쓴이의 손끝에, 펜 끝에 피어나는 기쁨을 알고 있냐고.
그래서 쓰는 일은 작가의 영혼을 충분히 적시는 샘물이라고.
아, 정말 내 마음에 불을 지르는 문장을 보면 훔치고 싶어진다.
그래서 나만의 레시피로 지지고 볶아 상다리 휘어지게 글 한 상을 차려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