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우리 둘째는 쪼꼬미다. 키와 체격이 다른 친구들보다
머리 하나는 차이가 날 정도로 작다. 얼굴도 베이비 페이스여서 어르신들이 보시면 아직 5살 정도로 밖에 안 보신다. 그렇다고 발달이 느린 건 아니다. 언어 발화도 빨랐고 기저귀도 두 돌 좀 지나자마자 뗐고, 눈치도 또래보다 빠르다.
반면에 첫째는 또래보다 평균 이상이어서 형과 함께 있어도 참 아가 같은 모멘트를 지니고 있는 둘찌때문에 가끔은 아직도 아기를 육아하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젖 물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하면 내가 이상한 걸까?
그런 쪼꼬미 둘째가 태권도가 다니고 싶다 해서 어제 동네에 있는 태권도장을 갔다. 어린이집 같은 반 친구들도 다니는 곳인데, 끝날 때쯤 가서 보니 의젓하게 앉아서 간식 받기 위해 본인 차례를 기다리며 목이 길게 나와있는 둘째 뒷모습이 보였다.
형이 다니는 태권도장을 보낼까 했지만 거리상으로도 멀고 꼭 그리할 필요도 없겠더라.
그런데 도장에서조차도 엄마 눈에 작아 보이는 둘째가 계속 눈에 밟혔다. 특히 바로 앞에 있는 친구는 6세 때부터 봐온 친구였는데 1년 사이에 키가 훌쩍 큰 게 눈에 확연하게 띄었다. 덩치도 크고, 키도 크고 지금 당장 초등학교 들어가도 괜찮은 체격이었다.
저녁밥을 먹으며 태권도에서 뭐 배웠냐, 앞으로 계속 다닐 수 있겠냐, 태권도가 재미있지만은 않다,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대화를 이어나가다가
"근데 우리 키 크는 영양제 좀 먹으면 어떨까?"라며
은근슬쩍 말을 꺼내보았다. 사실 우리 집에는 둘찌용 키 크는 영양제(젤리 형태)가 있다. 엄청 비싼 건 아니지만 그래도 18만원 거금을 들여 큰마음 먹고 구매했는데, 아이가 맛이 없다고 거부하여 베란다에 고이 모셔두고 있는 젤리.
팩폭을 날려야 먹을까 싶어 둘째에게
"친구들보다 많이 작아서
엄마가 걱정돼~"라고 하니
"엄마 나는 괜찮아. 나는 지금의 내 모습이 좋아"
라며 당당하게 응수하는 게 아닌가.
순간 또 머리를 띵~하고 맞은 기분이었다.
쪼꼬만한게 이런 말도 할 수 있구나 싶은 순간.
어른인 나도 평소 당당하게 나는 지금은 내 모습이
좋다며 말하기 어려운데, 초롱초롱 눈빛을 반짝이며 자신의 의견을 한순간의 망설임 없이
발사하는 둘째를 보며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기가
어려웠다. 사실 '네가 지금은 좋아도 나중에 후회할 수가 있어'라던가 '너는 아직 어리니까 잘 몰라서 그래'라는 말로 또 한 번 아이를 설득할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그대로의 본인 모습을 아낀다는 느낌이 아이의 마음속에 가득 차오르는 그 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항상 내가 1번으로 사랑해야 하는 존재는 '나 자신'이야라고 이야기해 준다. 세상에서 나 자신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부족하고 때로는 넘어지고 질책 받는 나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를 항상 1번으로 돌봐주고 아껴줘야 한다고.
나를 사랑하는 방법 중에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 아닐지 모르겠다.
그런 나의 가르침이 아이를 저리도 당당하게 만든 것일까? 그래도 엄마 마음으로는 키 좀 더 컸으면... 좀 더 기다려보자. 올해 목표는 11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