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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플호랭이 Jan 12. 2022

육아는 알쓸신잡의 연속

엄마도 성장 중입니다.

육아를 하며 이전의 내가 살아왔던 세계와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전혀 몰랐고 관심도 없었던 일들에 대해 알고 있으니 말이다. 





예를 들면 공룡의 정의 같은 것이다. 예전에 내가 알던 공룡은 티라노 사우르스, 트리케라톱스, 익룡? 뭐 이 정도였다. 별로 관심도 없고 어디선가 들어본 유명한 공룡 한두 개 정도. 하지만 익룡은 공룡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공룡은 중생대 시대에 육지에서 살았던 거대 파충류를 의미한다. 즉, 익룡은 하늘을 파는 파충류일 뿐 공룡이 아닌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면 부엉이와 올빼미 구분하기이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부엉이는 얼굴 옆에 귀털이 있다. (근데 이것도 털일 뿐 귀는 좀 더 뒤쪽에 있다.) 올빼미는 귀 털이 없다. 부엉이는 한글 자음인 "ㅂ", 올빼미는 "ㅇ"을 생각하면 헷갈릴 일이 없다 (이렇게 구분하기를 생각한 사람 진짜 천재라고 생각한다).


 이런 식이다. 공룡의 정의 사실 모르면 좀 어떤가, 알면 소소한 지식이고, 몰라도 딱히 사는데 불편함이 없는 지식들이다. 말 그대로 알쓸신잡이 늘어간다. 아이가 공룡을 좋아하니 나도 자연스레 공룡에 대해 아는 것이 늘어가고, 가끔은 그들이 살았던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한다. 또 차에 빠져 있을 때는 온갖 중장비 자동차의 이름을 아이와 함께 배우며, 길에서 만난 온갖 차들을 유심히 들여다 보기도 했다. 아이는 미숙한 존재니까, 어른인 내가 무엇이든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가 모르는 것을 나는 다 알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이와 함께 책이든 놀이든 그 속에서, 그간 내가 몰랐던, 관심도 없었던 세상을 같이 배워간다. 


 일방적인 관계라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보살피고 가르쳐야 할 미약한 존재가 아니라,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알려주고 깨달음을 주기도 하는 존재니까. 그렇게 초보 엄마의 알쓸신잡은 오늘도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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