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말을 수집하고 기록합니다
얼마 전
아이를 낳고 몇 년 만에 같이 외출하면서 귀걸이를 해봤다. 아직 어린아이를 안을 일이 많으니 혹여나 아이에게 상처를 내거나 아이가 잡아당길 수 있는 귀걸이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는 내게 사치였다.
그날따라 왠지 조금 꾸민 것 같은 기분이 내고 싶어 서랍 깊은 곳에 넣어둔 그중에 가장 무난하고 유행이 덜 탈것 같은 귀걸이를 골라 해보았다.
내 귀에 반짝이는 그것이 아이 눈엔 신기하고 예뻐 보였나 보다.
피식 웃음이 나면서 내심 그 말이 듣기 좋았다.
타고나길 보편적인 미의 기준에 벗어난 외모에 외모를 가꾸는 일에도 재능이 없는 나는 예쁘다는 칭찬이 그저 먼 남의 이야기였다. 연애시절에도 남편은 아주 가끔 귀엽다고는 해줬지만 (주로 어떤 일에 약 올라서 방방 댈 때) 예쁘다는 칭찬은 잘 안 했던 것 같은데, 엄마 그것도 진짜 까지 붙여가며 이리도 격하게 예뻐라니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사랑과 인정에 목말랐던 나는 무조건 적인 사랑과 믿음이 어색했다. 하지만 이젠 예쁘다는 칭찬은 잘 안 하지만 우직하니 내 곁을 지켜주는 남편과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 내겐 있다. 그 소중한 내 사랑의 칭찬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 버렸다.
그리고 쐐기를 박는 반전의 한마디
ㅋㅋㅋㅋㅋ
너의 예쁨의 기준은 종잡을 수 없지만, 너에게 넘치게 사랑받는 요즘 엄마는 행복해. 고맙고 사랑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