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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우 Jan 11. 2021

어떤 연민은 쉽게 무례가 된다

 우리는 각자 나름의 삶을 살아간다. 각자의 기쁨과 슬픔 속에서 각자의 내일을 꿈꾼다. 이토록 다양한 삶의 양태에 분명한 최선과 최악이 존재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타인의 삶을 강제할 어떠한 권리도 없다.

한 사람의 삶은 오직 한 사람의 차지이다.

 그 누구도 타인의 온갖 사연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저마다 겪는 굴곡과 부침에는 오롯이 홀로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거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약간의 오지랖을 부려 타인의 아픔에 조금이나마 같이 아파해주는 것. 그리고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에까지 그 오지랖이 가닿지 않게 스스로 잘 경계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연민 의식에서 나온 선한 오지랖이 상대방의 아픔을 쉽게 예단하는 오만과 무례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상대방이 오롯이 홀로 감당해야 할 영역을 존중하고 한걸음 밖에서 그저 바라보자. 때론 그것이 타인의 아픔을 보다 명징하게 바라보는 방법이 될 것이다.

달에 직접 가 두 발을 딛고 볼 때와는 달리, 멀리 지구에서 바라볼 때 달의 전체적인 윤곽을 더 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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