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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긍정 오뚜기 Jan 30. 2023

희망과 패기는 특권이 아니다

이상한 깨달음에 속아 넘어가지 말지어다...

엄마와 허무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이렇게 별 거 아닌 주제에 대해 그냥 편하게 엄마랑 얘기하는 것도 오랜만이다. 나는 배우들, 의사들, 판사, 변호사들, 등 흔히 우리가 고수익 연봉의 직업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삶에 대한 허무함을 느끼는 것을 보고 엄마한테 물었다. "엄마도 대기업에 다녀본 경험이 있잖아. 저런 허무함 느껴본 적 있어?" 엄마의 대답은 가히 현실적이고 간단명료했다.  "글쎄, 그런 거 느낄 시간이 있었어야지. 바빠 죽겠는데 허무함은 무슨 허무함.  그런 거 느낄 수 있는 직업도 세상에 몇 개 없어. 그런 거는 성취를 위해서 계쏙 더 나아가는 사람들한테나 있는 거야. 일반 회사 다니면서 똑같은 하루하루가 반복인 사람들이 집에 가면, 오늘도 또 돈 벌었네. 내일도 또 똑같은 하루구나. 이 정도뿐이야."  이럴 수가.... 내가 기대한 것은 어떤 직업을 하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발전을 하며 아무리 작은 직업이라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것들을 도전하는 인생이었다. 이제야 같은 팬덤에 가입한 사람들이 미디어에 허구한 날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들 보고 "너희들이 내 인생의 낙이다. 오늘도 너희들 덕분에 살아간다." 등의 말을 한 참 뜻을 알게 되었다. 솔직히 나도 아이돌 덕질을 하고 나면 삶의 질이 나아지는 듯한 여유를 얻은 것 같고 행복하지만, 그게 삶의 전부가 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그 정도면 거의 가상현실에 사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지만 하루하루가 반복인 삶에선 그런 현실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나는 내 인생이 그렇게 타인의 멋짐과 삶에 기대서 사는 삶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미 공감이 가고 있다는 게 현실.... 뉴스를 보면 요즘 대학생들은 기숙사에 들어가기 너무 힘들어서 월세 폭탄을 맞고 있다고 한다. 그냥 고개 끄덕거리다가 알아낸 사실.... 나 이번 3월부터 대학생이다..... 끼야아~~ 호러다. 더 무서운 건 나는 내가 살던 지역을 벗어나기 때문에 신세 질 친구도 없어서 무조건 기숙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성적순이다... 쳇.... 엄마는 이제부터 공부 안 한 것에 대한 업보가 돌아온다고 그러지만 나는 잘 살아서 부모님에게 보여주고 싶은 맘이 굴뚝같다. 지금은 입만 살아서...."엄마, 아빠 꼭 두고 봐, 내가 나중에 잘돼서 돈 많이 벌어서 신세 진거 다 갚을 테니까 청구서 써놓으라고!!"  엄마는 이미 우리를 법원에 소송 걸 생각이신 것 같다. 우리 밑으로 들어간 돈을 보면 웬만한 사채업자 못지않다. 그렇게 내가 한 말에 대해 부모의 조롱과 비웃음을 사며 나는 오늘도 다짐한다....'꼭 독립해서 잘 살고 말리라....!' 젊음의 특권은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이다. 희망을 가지고 목표도 새로 설정하며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비쳐도 하나도 창피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이가 든 분들은.... 겸손하면서 구체적이다. 대신 무리한 다짐은 만들지 않는 지혜를 볼 수 있었다. 지금 하고 싶은 게 대략 오조 오억 오천 개 정도 되는 나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란 걸 잘 안다. 그래도 그렇게 원하는 게 많아서 잠시동안이라도 행복한 걸....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 아니 믿고 싶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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