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내보이다
내 자체라고도 할 수 있고, 자서전이기도 애매하고 소설과 시, 에세이가 버무려진 산문집을 출간했다. 도서가 승인되기까지 손에 땀을 쥐었다. 나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부끄러워하지 않고 나 자신을 세상에 내보이는 책이었다. 서점에 입고되자마자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하나 아쉬웠던 것은 소비자 가격을 더 낮출 수 없었다는 점이다. 내 글이 아직까지 그리 높은 수준의 글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그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낸 것 자체가 순수하게 기뻤다. 내게 큰 깨달음을 주신 교수님께 과제로 바친 소설도 하나 들어가 있고, 시도 들어가 있고, 나머지는 다 에세이다. 드디어 내 안의 모든 걸 다 쏟아낸 듯하다. 이런 과정을 다른 사람들도 보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어김없이 쏟아내기를 바란다. 그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서툴러도, 보기 힘들어도 깎이지 않은 내 몽돌의 한 부분을 다듬는 과정은 때론 아파도 약이 된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이 책도 '몽도리 서가'에 넣을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삶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으며 내 결핍과 자격지심, 그리고 내 장점, 극복, 행복도 다 들어가 있는 384페이지의 에세이.
이제까지의 내 글들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고, 꾸준히 브런치 활동을 이어가라는 교수님의 조언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물론 교수님은 대학 생활에 대해 연재를 해보라 하셨지만 나는 그때그때 내가 느끼는 것들을 잊을 세라 기록하듯이 에세이를 브런치에 올렸고 지금도 꾸준히 올리는 중이다. 살아가면서 깨닫는 게 많아지는데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 양가적인 감정을 있는 그대로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궁금하다. 그래서 읽어보면서 통하는 부분이 있으면 살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그러면서 동경도 하다가 상상도 하다가 또다시 나 자신을 성찰하기도 한다. 나는 끊임없이 책을 낼 것이고 독서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단기간의 독서가 아니었다면, 내 마음을 울려주는 좋은 글들이 아니었다면 내가 이렇게 많은 양을 쓸 엄두나 낼 수 있었을까.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내 보일 줄 아는 사람들을 동경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을 동경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고 타인과 공유하며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존경했다.
그랬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고, 하나의 유행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책을 내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더욱더 도전하기를 바란다. 나 또한 아직 갈 길이 한참 먼 작가지만, 꾸준하게 적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뿌듯하다. 2024년 동안 정말 힘들었다, 죽고 싶을 때도 있었고, 다시 살고 싶어지는 순간도 왔다. 부모님께 죽도록 죄송하기도 하면서 한없이 고마워서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동기들과 친구들이 부러웠고, 나 자신이 초라해지고 외롭기도 하면서 스스로가 사랑스러워지기도 했다. 다양한 감정을 1년에 압축해서 느낀 것만 같다. 그랬기에 나만의 색을 담은 책을 낼 수 있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나는 이제 뚜벅뚜벅 걷되, 멈추지는 않기로 다짐했다. 이 다짐이 변하지 않고 오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