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인도령 Mar 21. 2024

퇴사 후에 소비의 변화를 고민하다

퇴사 후 3달 후의 현실적인 고민과 변화

퇴사를 하고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인간관계, 관심사, 장소. 그보다는 '돈!'이 아닐까 싶다. 


모든 건 돈으로부터 변화가 시작된다고 본다 


들어오는 수입이 없어지면서 (물론 6월까지는 실업급여가 남아 있긴 하다), 돈이 나가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첫 달은 '그럴 수 있지'라고 했지만, 2,3달이 지나다 보면 생각보다 지출이 만만치 않다 걸 발견한다. 


퇴사 전에는 '얼마를 지출하면 얼마는 버틸 수 있겠다'라고 했지만. 내가 생각한 것보다도 적어도 30%는 보이지 않던 지출도 눈에 들어온다. 생활비뿐만 아니라 내가 쓰는 돈은 내가 카드로 긁은 것뿐만 아니라 보험금, 통신비 같이 정기적으로 내 통장에서 나가는 모든 돈들이 이제는 부담으로 다가오는 중이다. 


그걸 왜 몰랐을까? 그건 카드의 무서움이랄까? 내가 돈을 직접 가지고 쓰는 것이 아니다 보니 돈에 대한 감각이 없다는 것이다. 왜? 내손을 거치지 않으므로..  


일단 처음 끊은 건 소비. 유통업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쇼핑몰을 들락날락거렸는데. 그렇게 한두 번 쓰다 보면 푼돈도 나중에 아주 큰돈으로 변하게 된다. 직장에 다닐 때는 그나마 알리라도 친했지만. 이제는 아예 쇼핑몰 쪽은 쳐다보지 않으려 한다. 두 번째. 사회인으로서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멀어짐들. 상갓집도 이젠 안 하거나. 방문하지 않고 부의금만 내는 것으로 변경. 세 번째는 단순 술 모임과의 단절. 아무리 상대방이 돈을 쓴다고 얘기해도 그냥 얻어먹을 수는 없고, 결국, (미안해지면서) 2차는 내야 하는 법. 술값이 무서운 게 이게 목돈이라는 것이다. 하루에 몇만 원 쓰는 걸 막지 못하면 이것도 월말에 부담으로 다가온다. 


내가 현재까지 실천에 옮기는 게 있다면 아침은 빵과 우유, 그리고 점심은 구내식당 이용. 저녁은 집에서. 그리고 쇼핑사이트 방문 중단, 가급적 지출이 되는 건 발견즉시 줄이거나 없애거나..


언제까지?  하루 용돈을 조금씩이라도 벌면서  적어도 적자 폭을 줄이는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무작정 내가 주도해서 돈을 지출하는 건 안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내가 생산하지 않는다면, 소비를 하다가는 돈이 정말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사실을.. 그래서 월급쟁이가 사업하기 힘든 게 이거 같다. 지출에 대해 순전히 투자가 아닌 소비로만 접근해 봤기 때문이 아닐까? 사업하는 사람은 지출도 투자나 또 다른 생산으로 바꾸는 것을 하는데. 월급쟁이는 그것을 순전히 공중으로 날려버리는 소비로만 하면 그 결과는?


지금의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다. 돈이 '있고, 없고'가 자존감이자 자신감인 세상. 그래서 돈은 중요하다. 돈이 없으면 만들지 못하면, 돈을 쓰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결론 -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퇴사하고 이직 컨설팅을 받았을 때만 해도, 당시에는 대략 어느 정도 지출하면 된다고 생각을 하고는 크게 신경을 안 썼는데. 이제 3달에 접어드니. 이미 준비한 군자금의 상당수가 빠져나간 상황이다. (기간 중에 연말, 신년, 구정 + 잦은 모임' 같이 지출이 많은 터널을 보내면서.  결국 지혜롭게 보내지 못한 죄다)


무엇보다도, 아직 고쳐야 할 것이 많다. 먼저 배려하고, 얻어먹지 못하는 성격. 그리고 남에게 피해는 주는 걸 싫어하는 성격까지.. 


3월 안에는 조금이라도 재화를 생산하는 법을 익혀서 자존감 회복부터 해나가야 할거 같다. 그게 아니면 인간관계에서 단절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않나 싶다. 가장 슬픈 건 내가 좋아하는 취미 하고도 멀어진다는 것이다 

픽사베이


매거진의 이전글 중장년 재취업 구직사이트에서 성공가능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