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우리를 현혹하는 많은 변수들을 만난다. 보통 어린이들이 음식, 옷, 장난감 등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욕구가 강해 쉽게 현혹되는데, 이렇게 정서적으로 발달하지 않은 사람들만이 쉽게 현혹된다고 생각하지만 성인들도 무언가에 쉽게 현혹된다.
우리는 주로,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들에 가장 쉽게 현혹된다. 오감 만족은 1차원적인 행복 추구이지만 그 효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누구나 맛있는 걸 먹고 싶고 재미있거나 아름답거나 자극적인 것을 보고싶어 하며 음악을 들으며 즐거워 하길 바라고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싶어하고 기분 좋은 느낌의 무언가를 만지고 싶어 한다. 이러한 오감 만족은 2010년대 들어서 여러 컨텐츠로도 만들어져 사람들의 이목을 끌곤 한다. ASMR 영상, 먹방이나 요리 영상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오감은 중독에 취약하다. 자기 자신을 놓치기 쉽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기도 한다. 특히 먹는 행위와 보는 행위는 중독되기 쉬운 행동 양식이다. 우리는 삶에서 이러한 중독으로 인해 삶이 피폐해지는 인간 군상들을 종종 보곤 한다. 유튜브 등에서 컨텐츠에 혹해 단타매매, 가상화폐, 갭투자 등 고위험 올인 투자에 소중한 돈을 날리기도 한다. 먹는 행위 중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다름아닌 음주이다.
음주는 사실 가끔씩 먹으면 스트레스 해소에는 좋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와인 또는 맥주 한 잔 정도 극소량의 음주행위라도 발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무조건 크게 높아지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 보건당국에서 그동안 '적당한 음주는 괜찮다'는 슬로건을 전면철폐하고 '소량의 음주도 건강에는 무조건 나쁘다'는 슬로건으로 공식 변경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술(에탄올)을 담배와 동급인 1급 발암물질로 변경한지 오래다. 술은 신경계에 억제제로 작용하여 논리적 사고가 억제되고 옳고 나쁨에 대한 판단 능력을 흐리게 만든다. 음주로 인해 간 기능이 악화하고 언어적 측면이 극단적으로 변화한다. 간 기능을 회복하는 데에는 최소 2~3일이 필요하지만 이를 알거나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또한 음주로 인해 언어적 측면이 강해질 경우 충동성 강화로 인해 말을 함부로 하거나 소리지르는 경우가 잦아진다. 언어적 측면이 약화할 경우 사고회로가 억제되어 말이 없어지거나 대답을 곧잘 하지 못하게 된다. 음주는 사회적 파장 또한 크다. 인명피해, 강력사건, 재물손괴, 가정폭력, 아동학대, 층간소음 등 그 어떤 중독성 매개체보다 위험성이 크다.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의 여러 사건들을 보면 졸음운전 뺨치게 많은 사고 요인이 음주 운전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도로의 증가량보다 차량의 증가량이 높고 인구수 대비 차량 수가 기형적으로 많은 국가이기 때문에 사고 또한 빈번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인류에게 가장 위협적인 중독성 매개체는 누가 뭐라 해도 마약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인류는 그들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그 효과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독특한 포유류 중 하나다. 15세기부터 담배, 아편 등 마약성 기호품을 주로 즐기던 인류는 19세기에 화학의 발달로 모르핀, 헤로인 같은 화학 합성 약물을 개발함으로서 그들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화학 합성 약물은 천연 약물보다 훨씬 강력했기에 19세기 말~20세기 초부터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미국의 경우 베트남 전쟁에서 전투로 인한 과도한 쾌락중추 자극 때문에 많은 코카인 의존 환자가 생겼으며 아직까지도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마약의 무서운 점은 마약 사업이 부도덕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이윤 추구와 결합하면서 범죄, 폭력, 정신질환, 국가적 문제 등 사회적으로 광범위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대로면 마약 유통 기업이 주식 시장에 상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찌 보면 한 국가를 파멸시킬 원인이 전쟁보다 마약이 될 수도 있다. 중국도 아편으로 인해 국가 전체가 흔들린 전적이 있다. 소위 초강대국이라 불리는 미국조차 마약 문제에 시름을 앓고 있으며 남미는 마약으로 인해 매일매일 총성 가득한 하루로 고통받고 있고 일부 중동 국가 및 유럽 국가 또한 마약의 위협을 받고 있다. 수많은 학자와 수재가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마약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은 학자나 국가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강경책과 회유책을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약에 대한 제조, 유통, 섭취에 대해서는 엄하게 처벌하되 이미 마약에 중독되어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이 초래된 사람에게는 적극적인 치료와 상담을 지원해야 한다. 본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고 양지에서 통제당하면 음지에서 더 활발히 움직이는게 인간의 본성이다. 근본적으로 무슨 방법을 써서든 마약이 경제적 가치가 있는 존재가 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어떤 자본주의 사회도 마약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이러한 오감을 자극하는 것 이외에, 지능을 가지고 있어서 정상적인 판단 능력과 사고 능력을 지닌 동시에 리스크를 떠않지 않고 안전을 추구하는 안정적인 사고와 행동을 추구하는 사람도 현혹당할 수 있는 존재는 바로 광고와 마케팅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온라인과 TV에 존재하는 수많은 정보와 광고들, 전화나 광고판 등 다양한 목적으로 우리들을 현혹하는 마케팅 정보들을 마주하기 마련이다. 이중 우리는 행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공포 마케팅’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공포 마케팅은 건강 등을 위협하는 요소에 대한 공포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보다 뒤쳐질 수 있는 불안 및 초조함을 포함한다. 유행에 민감한 사람을 대상으로는 이 아이템이 유행이라며 선동한다. MSG 유해성 논란, 사회 불안과 불만에 대한 자극적인 뉴스, 최근에 발생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건강 염려증, 총기 사고로 인해 총기 구매 비율이 오히려 증가한 미국의 사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한 뉴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현재의 삶이 불안해지고 사람이 두려워지며 문제가 많은 사회에 살고 있다며 사회 또는 국가를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심하면 그 부정적인 생각에 잠식되어 나 자신을 파괴하는 일까지 벌이게 된다. 북한이 이러한 공포 마케팅을 굉장히 잘 활용한다. 북한은 근본적으로 독재 국가이며 체제를 유지하고 내부의 문제와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선동의 방식을 사용한다. 대외적으로 그들의 무기와 국방력을 과시하고 타국을 헐뜯으며 내부적으로는 독재자의 위대함을 극대화하고 교화소를 운영하며 처벌의 방식으로 처형을 채택하여 공포심을 바탕으로 사회를 유지시킨다.
양창순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공포 마케팅으로 인해 불안감과 걱정을 호소하는 강박증에 대한 대처법을 제시했다. 그녀는 "병든 사회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은 ‘문제가 생길 때 해결하자. 그리고 나쁜 일은 내가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보다는 덜 일어난다.’라며 스스로를 안심시키는 길밖에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러지 않고 그 걱정에 눌리면 결국 불안신경증에 피해망상으로 발전한다며 스스로를 다독이라고 언급했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무엇으로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우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공포심보다는 지혜와 기쁨, 친근감으로 마음을 채울지, 담배와 술로 스트레스를 풀고 시간을 보내기보다 운동을 하고 소소한 행복을 찾아 스트레스를 풀며, 지식과 교양을 쌓고 대화를 하며 시간을 보낼지는 당신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