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놀이의 끝

false alarm

by 사화




그저께 밤에 재채기를 세게 두 번 한 이후로 한쪽 나팔관 쪽이 아팠다. 어젯밤엔 배가 아파서 한쪽으로 누워있지도 못해 잠을 약간 설쳤다.


병원에서 임신 결과를 얘기해 줬다.

"안녕하세요 ○○○님 맞으신가요?"

"네."

"어제 임신 호르몬 검사결과 비임신으로 나왔어요."

"네. 알겠습니다."

(통화종료)


임신이 아니라는데 배는 계속 아프다.

어제 의사와 간호사의 태도는 너무 불량해서 그 의사한테 초음파를 받아보기 싫었다. 불손한 태도로

"아니면 초음파라도 한 번 받아보실래요?" 라던지


간호사는 내 고민을 전혀 공감해주지 않으며

"(피식) 일단 증상을 얘기해 봐요."

"임신이 아니었으면 하는 거예요?"

라고 얘기한 병원을 가기 싫었다.

한 번 더 다른 병원을 가보기로 했다.


임신이 아니면 뭘까. 항상 아랫배가 당기고 아픈데.

배란통이 이렇게 심해진 걸까.

항상 월경과다, 과다출혈에, 엄청난 생리통에 미치도록 고생해서 임신이란 도피를 하고 싶었다.

상상임신이었겠지. 혹은 진짜 속이 안 좋거나.


결혼한 이후로 행복과 우울함의 역치가 더 크다.

우울하고 침울한 일이 생겨도 많이 사랑하는 '남편'이라는 존재가 나의 행복감을 즉시 100%로 올려준다.

혼자 있을 땐 다시 우울함 -80% 정도로 내려간다.


'자기 임신 아니라고 전화 왔어요.'

카톡을 보냈다.

이번 일이 생기자 즉시 남편은 전화해서 앞으로의 아이 만들기 계획을 얘기해 줬다.

영양제 종류를 추가해서 잊지 않고 복용하기 등등..

비임신입니다. 하는 전화를 받은 바로 직후라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친한 친구한테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산부인과에서 일어난 일에 같이 욕해줘서 위안을 얻었었다. 결과를 알려주니 걱정해 줘서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앞으로 본격 임신시도를 할 것이다.

임신할 때까지...


솔직히 임신시도를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너무 격한 감정기복을 느껴서 아직은 슬픈 일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 너무 멍청했고 창피하다. 꿈에 부풀었다.


회복 탄력성이 좋은 나는 일주일 후면 아무 일도 아니게 느낄 것이다. 여러 번 밟아도 빠른 시간 내에 일어나는 게 나의 특기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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