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검진의 날
떨리는 다음 날,
전날 잠을 많이 못 자고 일요일에 병원으로 향했다.
"어떻게 오셨어요?"
"임신인 것 같아서 검사하고 싶어서 왔어요. 이전에 왔는데 아직 너무 이르다고 하셔서 오늘 왔어요."
"네? 일단 증상들을 다 얘기해 봐요."
간호사는 의아해하며 받아 적었다.
증상들을 주욱 나열해서 말하다 보니 정말 호들갑을 떠는 여자 같았다. 부끄러웠다.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하면서 살짝 피식 웃으면서 적었다. 그때부터 느낌이 안 좋았다.
'내가 임신이 아니라고 느끼나?.. '
"일단 의사 선생님 보고 정하는 걸로 할게요."
일단 떨리는 마음으로 의사면담을 기다렸다.
남자 의사가 있었는데, 특이하게 간호사가 테이블에 같이 앉아 있었다.
의사한테 어젯밤에 얼리가 아닌 임테기를 검사 결과가 음성이었다고 말했다. 잠이 늘어난 것과 오늘은 배 한쪽이 아프다고 말하고 입덧 같은 증상도 있다고 말했더니 의사는 이전 차트를 훑으며 대답했다.
"일단 20일 전에 초음파 봤을 때 자궁 내막이 약해져 있었고... 임테기 결과도 음성이었다고 하니 일단 임신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피검사하셔도 됩니다."
일단 그래도 피검사는 원한다고 했다.
임신이 아니라는 의사의 말을 들은 순간 과거의 내 느낌, 증상들이 모두 거짓말 같았다.
'분명.. 느꼈는데..'
간호사와 의사 둘 다 석연치 않게 반응하니 거짓말쟁이에다 약간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앉아서 기다리는 남편에게 사실대로 말하기 너무 힘들어서
"일단 피검사하기로 했어."라고만 말했다.
어젯밤에 임테기 해봤다는 걸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채혈이 끝나고 지혈을 하며 멍하게 차에 탔다. 잠을 많이 못 자서 졸리다고 둘러대며,
'세상 어딘가에 나 같은 케이스가 있지 않을까?'
하면서 또 임신 극초기 증상을 초록창에 검색하여 보고 있는 내가 참 유난이다.
집에 와서 자야겠다고 방에 들어가 버렸다. 상냥한 내 남편은 잘 자라고 토닥여줬다.
"나.. 임신 아니면 어떻게 해요?"
"임신이 아니면 염증일 수도 있고 저번 생리 때 상처가 나서 자기가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
"내가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아."
"아니에요~ 자기가 그냥 그렇게 느낀 건데~ 그리고 우리 또 시도하면 되는 거지. 이제 한번 시도해 본 거잖아. 또 하면 돼요."
남편은 잘 자라고 굿 나이트키스를 해주고 방을 나갔다.
문이 닫히자마자 눈물이 찔끔 났다. 어두운 방에 혼자 있는 나는 왼팔에 채혈의 흔적으로 남은 작은 통증을 느끼며 누워 있었다.
참 창피하다. 엄마가 태몽 안 꿨다던데 정말 아닌 걸까.
'나는 분명 느꼈는데..'
의사와 간호사의 태도가 나를 슬프게 만들었다.
결과는 내일 2시쯤에 전화로 걸어주신다고 했다. 무음으로 살아 전화를 잘 안 받는 나는 내일 계속 결과를 의식하며 기다리겠지.
묘한 오늘의 증상인 아랫배 통증과 함께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