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 24.
아침잠이 많은 둘째 아이는 월요일 아침을 가장 힘들어한다. 주말에 실컷 놀고 아쉬움이 남아 어떻게든 늦게 자 보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잠들기 때문이다. 월요일 아침이 된 것을 부정하며 이불과 인형을 꽉 끌어안고 발가락만 꼼지락 거리는 일곱 살 아이는 참 예쁘고 귀엽지만, 넋 놓아 바라보며 언젠가 눈 떠주기를 기다려줄 수만은 없는 것이 엄마의 현실이다.
누룽지를 맛있게 먹으며 하루를 시작한 큰 아이 맞은편에 졸린 눈으로 앉아 멍하게 허공을 보고 있던 작은 아이가 말했다.
“아니, 왜! 일요일 다음에 월요일인 거예요?”
큰 아이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나를 쳐다봤다. 화가 난 표정으로 씩씩거리는 작은 아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그럼 무슨 요일이면 좋을까?”
“뭐, 토요일이거나 일요일이면 좋죠.”
본인도 본인의 이야기가 어이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작은 아이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나와 큰 아이도 웃었다.
“그럼 언제 학교에 가고, 언제 유치원에 가고, 언제 회사에 가지?”
“뭐, 안 피곤한 날 가면 되는 거죠. 그런 날 월요일 하면 좋고.”
“요일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으면 진짜 재밌긴 하겠네.”
작은 아이의 말에 큰 아이도 동조했다. 신박한 아이디어라며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시간이 흘러가고 작은 아이는 점점 아침잠에서 깨어나 컨디션을 회복해갔다.
“요일은 오랫동안 사람들이 함께 정해 온 것이라서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지만, 너희들이 어른이 되고, 너희들만의 직업을 갖게 되면 그때는 일을 많이 하는 날, 조금 늦게 시작하는 날이나 쉬어가는 날 같이 유연한 스케줄을 정할 수도 있어.”
“정말요?”
“일단은 준비하고 우리 얼른 나가자. 가면서 좀 더 이야기해 줄게.”
이야기 꽃을 피우고 싶어 하는 아들 둘을 다독여서 등원할 준비를 시켜 집을 나섰다. 자율근무제 같은 시스템이나 대학교 시간표를 정하는 것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해 주고 큰 아이가 먼저 가고 작은 아이를 데려다주는데,
“나는 어른이 되면 회사에 일주일에 딱 두 번만 갈 거예요. 아니다, 한 번.”
라고 행복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 가는 날에는 뭐하려고?”
내가 묻자,
“집에서 엄마랑 놀죠. 아이패드로 세계지도 보면서.”
야심 차게 말하는 아이.
“그래, 그럴 수 있으면 정말 좋겠네.”
나는 웃으며 유치원 앞에 차를 세웠다. 어찌 되었건 오늘은 작은 아이의 월요병을 얼떨결에 해결하고 무탈한 한 주를 시작했다는 것에 안도감이 들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클래식 음악이 끝나자 버튼을 눌러 전원을 끄고 차의 시동도 껐다. 이제 등원해 볼까나, 하고 뒷좌석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눈이 반쯤 감긴 작은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흥! 왜 오늘이 월요일인 거예요? 나 피곤한데, 정말!”
하아, 육아에서 언제나 안심과 방심은 금물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어버리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나도 어딘가에 묻고 싶다. 오늘 왜 월요일인 건지, 우리 아이는 월요일마다 왜 이러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