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나누어 걷는 small step
나와의 단단한 약속
비올때 무리해서, 1만보를 채워서 인지.
어제는 정말 너무 힘들었다.
날씨가 덥기도 하고, 습하기도 해서.
낮에 1만보를 흰지팡이 도움을 받아 터벅터벅
걷다보면, 어지러울때가 있다.
그냥 했던것 같다.
1만보를 왜 한번에 다 끝내야 된다고만 생각을 했을까
오늘은 3번에 나누어서 했다.
2번째가 고비였다.
첫번째 가볍게 3000보 걷고 씻고, 아침을 먹으니,
루틴중 하나인 오후1시 전에는 낮잠 자지도, 침대나 바닥에
눕지도 않기 까지 못 지킬것 같았다.
한동안 엄마 집에서 생활하는게 처방 중 하나여서,
엄마랑 조금은 불편하게 같은 공간을 공유하게 되었다.
사족이지만,기숙사 생활도 하고, 자취도 하면서 엄마가
나의 공간에 들어오는것도 내가 엄마의 공간에 들어가는것도
사실 둘다 어색하고, 불편하다.
그런데, 최소한 제시간에 밥을 먹고,
약을 먹을수 밖에 없다. 어머니는 제자리암 완치환자 였지만,
유사암 환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갇힌 결혼생활이
몸과 마음을 많이 망가뜨렸는지, 임상적으로 희귀하게 뇌피질이
녹아서 감정조절이나 인지 능력에 문제가 생기셔서 제때 약을
드셔야하고, 약을 먹기 위해서, 밥을 챙겨 드셔야 한다.
그러다보니, 둘다 세끼를 제때 챙겨먹는 기적이 이어지고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장애를 얻고, 시야에 문제로 집게가 있어도
고기를 굽거나 계란 후라이를 거의 해먹지 않는다.
크게 좋은 식단은 아니지만, 나름 건강을 생각해 역할분담하여
매끼 식사를 한다.
2번째 나갈때는 끌려나가는 기분이였지만,
나와의 약속이고, 1번 나간게 아까워서 2번째 4000보를 걸었다.
오후였음에도 불구하고, 덥고 습한것은 여전했다.
그리고 집에서 쉬면서 글을 쓰다가 3000보를 걷고,
죽밥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동지들 에게 연락이 왔다.
동지들은 집이 가까워서 제과로 스스로 정신요법을 하고 있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집에서 오븐을 써본적 없는
나에게, 제과는 미지의 영역이다.
나는 도자기 만들건가 생각했는데, 스콘이였다.
재료가 미숫가루 이고, 달다는 말에 놀라고 두번 신기했다.
상상해 보지 않은 맛이라 사실 궁금했다.
소식을 들은후, 잠깐 휴게공간에 있으며 글을 써본다.
조금씩 나아가는것도 정말 힘든일 이지만,
그것이 적립되듯 쌓이면 무서운 힘이 생기는구나 생각하고 있다.
아직 PTSD로 공황증상이 와서 괴로워도 하고,
상태가 좋지는 않다.
다행히 대중교통을 탈때 자면서 노이즈 캔슬링 모드로 해놓으면,
이동이 가능해졌다.
물론 식은땀과 그날은 100% 사고 장면과 통증이 2년이 지나도
온몸에 각인되면서 깬다.
많이 괴롭고 힘들다.
하지만, 앉을때도 생각보다 많고, 무엇보다 대도시 에서
그나마 잘되어 있는 교통 약자 시스템을 느끼면,
사회에 나의 불편이 배려 받는것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Small step 으로 작은 루틴들을 채워나가다 보면,
조금씩 "나"를 지킬 힘이 적립되는것 같다.
매일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