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詩 中心

by 허니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는 나는 모른다


누군가의 보금자리가 예정된 그 터에

겨울이면 그들은 잊지 않고 온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다


어쩌면

애초부터 조상들의 고향이 여기였다고

여기는 자기들 땅이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나무와 잡풀이 무성했던 그들의 터

새해 들어 공사가 시작되려는지

풀 한 포기 없는 빈 터가 되었다


새벽부터

그들은 빈 터에 앉아 긴급회의를 한다

너는 어떡할 거야

나는 그냥 며칠 더 생각 좀 해보고

나는 어디라도 떠날 거야

나는 모르겠어


엄혹한 추위에 모두가 분주하다


떠나려는 이들은

이미 비행연습을 하고 있다

선(線)으로 연결된 무언(無言)의 비장함

직선으로 혹은 삼각대형으로

모였다가 흩어지며

생존을 위한 연습을 한다


이 겨울 추위는

시간을 따라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바람을 따라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나갔으면 하는

고단한 새벽이다


오늘 아침

부동산 뉴스를 전하는 앵커의 목소리가

매우 바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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