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中心
시집 출판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누군가는 그 시인이 시를 낭송하는 걸 들으면서 흐느끼고 있었고
또 누군가는 안경 너머에 있는 글줄을 따라 눈알을 굴리며
계절을 따지고 있었다
인쇄용지가 고급스러운데 커피를 쏟았다며 미안해하는 사람
시가 인쇄된 그 여백에다 이미 여러 메모를 한 사람
그날, 내가 받은 시집에는
까만 자음과 모음들이 서로서로 모였다가
슬며시 흩어졌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함께 있던 시인들의 가슴에
저마다의 상념으로 떠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