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詩 中心

by 허니

무엇을 했었는지 나는 모를 일입니다 책을 펼쳐보니 조그마한 벌레가 우물거리며 그 속에서 기어 나왔고 하품하는 모양이 꽤 지루했나 봅니다


박제가 되어 버린 까만 활자를 보면서 느낀 것이 많았는지 책상 위 이곳저곳을 대담하면서도 씩씩하게 다니는 것을 보아하니 답답했던 시간이 있었나 봅니다


부지런히 다리를 옮기는 모습이 오후 햇살에 비추었습니다 까만 실루엣이 슬금슬금 연필에 닿았습니다 가을 편지라도 남길 기세였습니다


꼼짝하지 않고 연필에 앉아 있는 게 아무래도 연필을 들기에는 힘에 부쳤던 모양입니다 내내 바라보고 있던 내 생각이 전해졌는지는 몰라도 그 벌레는 미처 생각지도 못한 작은 날개를 펼쳐 떠났습니다 어제였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 어떤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