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詩 中心

by 허니

불현듯이

무엇이라도 잡을 듯이

허공에다 손을 펼쳐보며


손가락 사이로

새나가는 바람의 결을

느끼면서

꼽아보는 시간의 흐름


손가락을 꼽으며

하나 둘 셋

새삼스럽게도 내게도 무늬가 있었음을

깨달았다


볼품은 없었지만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너에게는 없는

나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무늬


자세히 보면

닳고 있는 것은 내 마음뿐 아니고

돌고 도는 것이 시간뿐 아니며


열개의 손가락에 묻어 있는

무늬는

내 안으로 안으로

돌고 있었다


내 무늬를 보다가 잠시, 어지러웠다

쉼 없이 흐르는 강물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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