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中心

by 허니

금싸라기 같은 땅에 공사한다는 계획이 몇 년간 계속 미뤄진 것은 아쉽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잡풀이 무성했던 시간들이 좋았던 그 공터에 한 무더기 억새가 바람에 제 키를 자랑하며 서 있다 오후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떠오른 11월의 꿈 흔적을 남기지 말고 모두 흩어져 있으라는 바람의 명령을 따르는 것인지 일제히 움직인다 어쩌면 영혼이 흔들리듯 시간이 흔들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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