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中心
미역국을 끓여 놓고는 뜨거운 기운이 들어 머뭇거렸다
냄비 안에서 풀려 있는 모습을 보며 그곳을 그려본다
저 멀리 남해 어디쯤 드넓은 양식장에서 한 시절을 지냈겠다
바다 위 갈매기의 날갯짓도 숱하게도 보았을 것이고
지나는 바람의 세기도 알 수 있을 정도이니 서로 안부도 물어봤을 사이었을 거야
뭍으로 나와 이곳까지 많은 시간이 지났겠지
너와 나는 더는 미끄러질 일도 좌절할 것도 없는데
너를 앞에 두고는 나는 매번 그 생각이 드는 걸까
혹 풀리지 않은 그 무엇이 염려스러워 그런 것일까
문득, 아득하게 있는 남쪽 바다가 보고 싶다
그 바다에는 분명 또 풀려있는 생명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