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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니 Jun 07. 2024

머뭇거린다

詩 中心

약현성당 부근의

어느 빌딩에서

녹차를 마시면서 창밖을 보다가

기차가 지나간다는 건널목을 발견하였다


이윽고

남쪽으로 향하는 기차가 지나간다

언젠가 꽃 소식을 가득 싣고 부지런히 올라왔던

그 기차였는지는 모르겠으나

한 계절의 찬란했던 시간은 잊고

장미 향 날리는 건널목 부근을

머뭇거리듯 지나간다


녹차를 마시던 사람들도

주섬주섬 자리를 뜬다


계절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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