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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니 Jul 26. 2024

지렁이

詩 中心

비에 젖어 있는 공원길을 걷다가

어디를 가려는지

길을 가는 지렁이를 보았다


지짐거리는 비에도

그가 지나온 길이

흔적 없이 사라지는

순간,


어쩌면

절절하지 못했음을

유연하지 못했음을


나는

그에게

고백했다


그러고는


차마

그를 앞서 나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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