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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옷을 정리하면서

詩 中心

by 허니

지난 계절은 말이 참 많았다

줄여야 한다고 줄인다고 했는데

옷에 묻어있는 먼지만큼

많았음을 알았다


T자 모양의

셔츠를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뜨거웠던 지난날이

바람에 걸려 있었음을 알았다


내년에는

어떤 날이 올 것인지 짐작하기 어려우나

한 번 더

말을 줄여 보겠다고

조금씩 색깔이 바래가는 옷들을 보면서


이제야

계절이 자꾸 오고 가고 있음을

우매한 나는

깨닫고 있다


여름이라는 계절을 선반에 올려놓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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