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 가게를 열었어.’
현우는 6개월간의 준비 끝에 프랜차이즈 화로구이 음식점을 개업했다. 고기 가격이 싼 음식점이었다. 메뉴는 모둠 메뉴와 단품 메뉴로 간단했고 가격이 싼 편이었다. 음식점은 임대료가 비싸지 않은 오르막이 있는 곳에 있었다. 사람들이 잘 다니는 길은 아니었지만 주변에 빌딩이나 회사가 많아서 장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현우는 기분이 좋았다.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일이라 더 좋았다. 현우는 가게 일을 하면서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다. 이 순간이 행복했다.
지영은 낮에는 현우의 일을 도왔다. 지영이 적극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친절하게 사람들을 대했다. 지영은 주로 반찬 채우기와 계산하기 탁자 치우기 등을 했다. 일을 시작하면서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다.
지영은 아침에는 전날 미국 시장을 빠르게 살펴보고 국내 주식 시장에 대응을 했다. 10시 이후에는 가게 일을 갈 준비를 하고 5시에는 저녁 가게 일을 준비하고 퇴근을 했다.
음식점이 생각보다는 잘 되었다.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젊은 손님들도 많았다. 음식점 주변의 가게들이 가격이 비싼 곳이 많아서 현우의 가게는 한 달이 지나면서 저녁 시간에는 예약이 다 찼다. 오전 11시 30분에서 오후 9시까지 주문을 받았고 가게 문은 10시에 닫았다. 메뉴가 단순해서 가게를 운영하기도 힘들지 않았다.
현우는 음식점을 하는 것이 적성에 맞았다. 전보다 성격도 적극적이고 밝아 보였다. 지영과의 사이가 갑자기 좋아진 것은 아니었다. 서로 집에서 대화는 하지 않았다. 필요한 말만 했다. 지영도 현우와 말하는 것이 어색했다. 현우는 일이 끝나고 운동을 해서 집에 늦게 들어왔다.
현우는 주말 아침에는 갓 구운 빵을 사서 식탁에 올려놓고 가게로 출근을 했다.
“빵이다.”
아이들은 빵을 보고 식탁에 앉았다. 지영도 아이들과 함께 빵을 먹었다. 빵은 아주 맛있었다.
현우는 일을 하면서 손님들과 이야기를 자주 했다.
“사장님은 여행은 언제 가요?”
손님이 물었다.
“가긴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요. 가게를 닫고 가기도 그렇고. 지금은 좀 그렇고 내년에나 가야죠.”
현우는 웃으면서 말했다. 현우는 가족끼리의 여행은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 현우는 지영에게 생활비를 못 주고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이번에는 꼭 잘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신이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는 않았다. 감정 조절이 안 되는 것도 문제였다. 현우는 지영과 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를 닫고 밤에 현우는 지영에게
“잠깐 이야기하자.”
현우는 뭔가 어색해하면서 지영에게 말했다. 지영이 식탁에 앉자
“지금 당장 예전처럼 된다고는 못하겠어. 노력은 하겠는데. 아직 가게도 시작하는 단계라서 어떻게 될지도 모르겠고. 당장은 어려울 수도 있어.”
현우는 자신 없는 말투로 말했다. 지영은
“알았어. 내 걱정은 하지 마. 안되면 취업이라도 해야지.”
지영은 자신감 있게 말했다. 지영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지영은 자신이 무엇을 하더라도 잘할 수 있다고 확신을 했다. 지영은
“다른 건 괜찮은데 집에서 욕은 하지 마. 난 그게 나한테 제일 중요한 거 같아. 집이라는 곳이 편안한 곳이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가 못하잖아. 나는 우리가 사이가 좋지는 않더라도 싸우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서로 상처 주고받는 거 이제 너무 힘들어.”
현우는 작은 목소리로
“어.”
라고 말했다. 짧은 대화이기는 했지만 그동안의 불편했던 마음들이 조금 해소가 되었다. 현우는 가게 일로 바빴지만 운동도 열심히 했다. 현우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었다. 운동을 하면서 현우는 예전보다 욕도 안 하고 사람들과 덜 싸웠다. 현우가 출근하기 전에 지영에게
“여기 현관 깨끗하게 치우자. 현관을 깨끗하게 치워야 돈도 들어온대.”
지영은 웃으면서
“알았어. 치울게.”
평소에 미신을 믿지 않던 현우가 현관 이야기를 해서 지영은 뭐라고 할까 하다가 긍정의 말로 이야기를 끝냈다.
분리수거가 일주일에 한 번이어서 현관에 박스를 펴서 놓았는데 그게 보기에 안 좋기는 했었다.
‘베란다에 전부 놔야지. 집안 어디든 뭔가를 쌓아놓기는 해야 하는데.’
지영은 현우가 바빠서 예전부터 집안일은 혼자서 전부 했다. 가끔 불만이 있기는 했지만 그게 불공평하다거나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았다. 누구든 시간이 되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가게를 오픈하고 6개월이 지나자 현우의 가게는 맛집이 되었다. 현우는 내년에 가족들과 여행 계획도 생각했다. 국내로 가는 여행이지만 기대가 되었다. 현우는 점점 가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특히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현우는 가게 브레이크 타임에 가끔씩 10분이라도 정민이가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보러 왔다. 놀이터에서 노는 정민이를 보고 있으면 힘이 났다. 가게로 가는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꼭 성공해서 예전처럼 행복해지고 싶어.’
지영이 그랬던 것처럼 현우도 새로운 길에서 노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