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보내는 편지

by 문엘리스

은호는 우현과 걸어서 은호의 집까지 갔다. 은호는 오늘따라 걷는 것이 힘들었다. 발이 많이 아팠다. 은호는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우현이 신경이 쓰였다. 은호는 우현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집으로 들어갔다. 이제 우현도 은호가 화가 났다는 것을 아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우현도 은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은호는 열흘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는 우현에게 출근 시간에 연락을 했다. 우현이 전화를 받았다.

“우현아 우리 계속 이럴 거면 헤어지자.”

“은호야 진짜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바빠서...”

은호는 그의 바쁘다는 말에 화가 나서 전화를 끊었다. 우현의 말을 들어야 했을까? 제주도를 간다고 했을 때 은호는 우현에게 할 말이 있었다. 은호는 자신이 우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앞으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은호는 전화를 끊고 가족센터로 향했다. 우현은 은호에게 다시 전화를 하지 않았다. 은호는 마음속으로 우현이 다시 전화해 주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우현은 그 이후로 은호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은호는 우현의 마음을 알았다. 그는 이미 제주도 여행 전부터 은호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연락을 안 했구나.’

은호는 우현이와 본 그날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우현은 은호의 집 앞에서 은호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날 은호는 그에게 어떤 말도 듣지 못했다. 차라리 그날 은호는 우현에게 그 말을 들었어야 했다. 그와 이별을 해야 했다.

‘처음부터 네가 이러는 게 힘들다고 말했으면 지금 달라졌을까? 내가 직업이 좀 더 너의 마음에 들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만나고 있을까?’

은호는 또 자신을 탓했다. 은호는 우현을 탓하고 싶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얼굴이 떠올랐다. 그를 많이 사랑했다.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현이 은호에게 사랑에 확신을 줬다면 은호는 아직도 그의 옆에 있었을 것이다. 은호는 우현에게 편지를 썼다. 아마 이 편지는 그에게 도착하지 못할 것이다.



사랑하는 우현에게

우현아 그날이 너와의 마지막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그날 너에게 더 잘해줄걸. 오랫동안 그걸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 같아.

내가 너 많이 좋아한 건 알지? 난 네가 아무것도 없어도 괜찮았어.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손만 잡아도 행복했어.

어느 순간 내가 너한테 부담이 된다는 걸 느꼈던 것 같아. 나한테 확신이 없는 너를 보기가 힘들었어. 난 결혼을 말하는 게 아니었어. 너한테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서 그런 거야. 하지만 너는 그게 많이 불편했던 것 같아.

너의 이야기를 듣고 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생각을 했어. 너는 성공한 삶을 꿈꾸지만 나는 평범한 삶을 꿈꿨던 것 같아. 우현아 근데 그거 알아? 평범하게 사는 게 가장 어렵다는 거.

너와 헤어지고 너를 한번 본 적이 있어. 너는 나를 못 알아보고 지나갔지만 나는 저 멀리서 걸어오는 너를 한 번에 알아봤어. 그때 아는 척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어. 그날 너를 보고 나는 반가웠어.

우현아 그동안 고마웠어. 안녕.

너를 사랑했던 은호가



은호에게는 또 다른 사랑이 올 것이다. 그것도 찐한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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