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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저녁 먹을래요?

by 문엘리스

은호는 출장으로 다른 가족센터 직원들과 회의를 하는 곳에 갔다. 은호는 빈자리가 앉았다. 은호는 명찰을 보이게 하고 노트와 펜을 꺼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남자 직원이 은호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은호입니다.”

“오늘 회의는 제가 진행을 해서요. 오늘 빨리 오셨네요.”

“혹시나 늦을까 봐 일찍 왔어요. 지하철 타니까 금방 왔어요.”

“저희 센터에서 회의를 자주 하니까 다음에도 오세요. 저는 서민혁입니다.”

그는 명찰을 보여주며 말했다. 은호는 명찰에 센터장이라는 글자를 보았다.

“센터장님이세요? 젊으셔서 그냥 저랑 같은 줄 알았어요.”

“안 젊어요.”

민혁은 나이는 30대 중반으로 보였다. 회의가 시작되고 민혁이 회의를 하는 모습에 멋진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의가 끝나고 민혁은 은호를 향해 걸어왔다.

“약속 없으면 우리 같이 저녁 먹을래요?”

“저 남자 친구 있어요.”

“그게 아니라... 오늘 다 같이 저녁 먹기로 해서요...”

“아... 죄송해요.”

은호의 얼굴이 갑자기 빨개졌다. 은호는 센터 바로 앞에 있는 곰탕집으로 갔다.

“저는 곰탕이요.”

은호는 곰탕을 시켰다.

“여기는 불고기 비빔밥 세트가 맛있어요.”

민혁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저도 불고기 비빔밥 세트로 할게요.”

다들 불고기 비빔밥 세트를 시켜서 먹었다.

“진짜 맛있네요. 반찬도 맛있어요.”

“제가 여기 단골이에요, 다음에도 맛있는 거 먹어요.”

“네.”

은호는 민혁이 편안하게 해 줘서 고마웠다. 식사가 끝나고 가게 앞에서 서로 인사를 했다.

“은호 씨는 집이 어디예요?”

“저는 잠원동요.”

“저는 서초동 살아요. 제가 지나가는 길에 태워줄게요.”

“안 그러셔도 돼요. 금방 가요.”

“그래도 방향이 같으니까 같이 가요.”

“네.”

은호는 민혁의 호의를 거절할 수 없었다. 은호의 집에 도착하자 민혁은 웃으면서

“은호 씨 번호 좀 줄래요? 물어볼 것 있을 때 전화하게요.”

은호는 민혁에게 전화번호를 주었다. 은호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는 집으로 갔다. 은호는 집에 와서 핸드폰을 보았다. 우현의 연락은 없었다.

은호는 일이 많을 때여서 야근이 많았다. 우현도 바쁜 날을 보내고 있었다. 잠깐씩 연락을 하며 그렇게 2주가 지났다. 은호가 교육을 들으러 간 날 우현에게 전화를 했다.

“우현아 잘 지냈어? 요즘 바빠서 연락을 못했어.”

“나 내일 가족들이랑 제주도를 가. 그래서 당분간 연락을 못 할 것 같아.”

“제주도를 가는데 왜 연락이 안돼?”

“엄마 때문에... 좀 연락하기가 그래.”

“우현아 나 할 말이 있어. 이따 저녁때 잠깐 통화해도 될까?”

“나 제주도 갈 준비 해야 해서 힘들 것 같아. 문자도 그렇고.”

“문자는 왜?”

“여행 다녀와서 연락할게.”

“무슨 일 있어?”

“지금 바빠서. 나중에 연락하자.”

우현은 전화를 끊었다. 오랜만에 들은 목소리였다. 은호는 메시지를 우현에게 보냈지만 우현은 며칠 내내 답문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제주도를 다녀와서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은호는 그 후에도 우현에게 전화를 했다. 하지만 우현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우현은 메시지로도 말해주지 않았다. 은호는 처음에는 우현에게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그 후에는 화가 났다가 이제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7월 초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잘 지냈어요? 저 민혁이예요. 저장 안 했구나? 나 누군지 알아요?”

은호는 목소리를 듣고 민혁이라는 것을 알았다.

“알아요. 센터장님이요.”

“센터장님이 뭐예요? 촌스럽잖아요. 민혁 씨라고 불러요.”

“민혁 씨라고요? 제가 센터장님을 어떻게 그렇게 불러요...”

“요즘은 다 그렇게 불러요.”

“설마요.”

“진짠데.”

“우리 직원들은 그래요. 친해지면 다 그렇게 불러요. 저 오늘 은호 씨네 센터 가는데 이따 퇴근하고 잠깐 저녁 먹을래요?”

은호는 그때 생각에 직원들과 같이 밥을 먹는다고 생각했다.

“네. 좋아요.”

“제가 맛있는 데로 예약해 놓을게요.”

민혁은 오후에 은호네 센터로 왔다. 프로젝트에 대한 회의를 마치고 민혁은 은호의 자리로 왔다.

“이제 퇴근이죠?”

“네. 퇴근시간이에요. 다 같이 가는 건가요?”

“아니요. 저 오늘 은호 씨랑만 밥 먹는 건데요.”

“진짜요? 저는 같이 먹는 줄 알고.”

“밥 먹으러 가요.”

은호는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이미 약속을 한 것이어서 민혁과 저녁을 먹으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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